서초 신동아 재건축, 설계 변경안 미승인에 상가 갈등까지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서울 강남의 노른자 단지인 '서초 신동아아파트 조합'이 서울시 미승인, 상가와 분쟁 등으로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7년 8월 시공사가 선정됐지만 조합이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사업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19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초 신동아 아파트는 지난해 5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고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냈지만 설계변경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사업이 멈춰있다.
지난 1978년 준공된 신동아 아파트는 2003년 본격적으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으며, 2015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2017년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같은 해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지난해 5월에는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면서 철거를 눈앞에 뒀다. 일부 세대는 실제로 이주를 진행하며 재건축 발걸음이 척척 진행되는 것으로 보였다.
문제는 조합이 설계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조합이 조합원들의 가구수와 평형 타입 등을 조정하자는 요청을 설계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신동아 아파트 단지는 서이초등학교를 둘러싸고 있다"며 "교육청은 서이초등학교의 일조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아 조합의 설계변경안을 보완하라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합은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다시 받기 위해서는 교육환경평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서이초등학교 주변으로는 재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서이초등학교 동쪽에는 우성아파트 1차 재건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서초 무지개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서초그랑자이 공사 현장이 있다. 우성아파트 1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리더스원과 서초그랑자이는 최고 35층으로 지어진다. 이미 우성아파트 2·3차는 재건축 공사가 끝나 새로 입주한 상태다. 참고로 우성아파트 1·2·3차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무지개아파트는 GS건설이 시공사다. 서이초등학교 서쪽에 위치한 신동아 아파트는 대림산업이 맡아 최고 35층으로 신축할 계획이다. 재건축 사업이 모두 끝나면 서이초등학교는 고층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놓이게 된다.
하지만 신동아 재건축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신동아 아파트 조합은 상가와 갈등도 풀어야 한다. 신동아 아파트는 지난달 상가와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관리처분계획인가가 취소됐다.
지난달 서울고등법원은 신동아 아파트 상가 소유주들이 조합에 제기한 관리처분계획 인가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앞서 상가 소유주들은 분양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추산액 비율을 정하는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조합에 소송을 제기했다.
신동아 아파트는 관리처분계획인가가 취소되면서 초과이익환수제 사정권에 들게 됐다. 신동아 아파트는 지난 2017년 12월 구청에 제출한 관리처분계획이 통과하면서 2018년 1월부터 시행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갔다. 하지만 상가와 소송으로 인해 관리처분계획인가가 취소되고 재인가를 받으면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받게 된다. 이럴 경우 사업성 하락으로 이어진다.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조합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신동아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50대 조합원은 "서울의 다른 재건축 조합들은 시의 허가를 받고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는 진척이 없어 답답하다"며 "조합이 시의 건축심의 통과와 서의초등학교의 일조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아 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시에서 승인이 나지 않고 있어 조합원들이 매우 민감한 상황이라서 인터뷰를 할 수 없다"면서 조심스러워했다. 시공사인 대림산업도 현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한편 부지면적 5만6917.30㎡의 서초 신동아 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연면적 23만5849㎡,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12개 동 1314가구를 신축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2017년 8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내세워 경쟁사였던 현대산업개발을 따돌리고 신동아 아파트 시공권을 따냈다.
당시 대림산업은 신동아 아파트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건설업계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총 1061명의 조합원 중 95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출석 조합원 가운데 717명이 대림산업에 표를 던졌고, 현대산업개발은 200명의 선택을 받는데 그쳤다. 한마디로 현대산업개발의 굴욕적인 패배였다. 대림산업의 득표율은 75.4%인 반면, 현대산업개발은 21.0%. 무효 또는 기권한 조합원은 33명이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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