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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필러 제조' 업체 임원진, 무차별 직원 폭행 '의혹'

  • 경제 | 2019-10-29 06:00
A기업 임원이 내부 고발을 우려해 직원을 부당하게 해고 조치하고 폭행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CCTV 사본 캡처
A기업 임원이 내부 고발을 우려해 직원을 부당하게 해고 조치하고 폭행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CCTV 사본 캡처

임원진 측 '쌍방폭행' 주장…A업체 인수한 B업체 "들은 바 없다"

[더팩트|한예주 기자] 필러(미용 주사제) 제조업체인 A기업의 대표와 A기업을 인수한 B기업의 전무가 회사내 부정과 비리문제를 제기한 전(前) 직원 김모 씨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필러 제조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우려해 해당 직원을 부당하게 해고한 데 이어 폭행까지 했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해당 임원들은 "쌍방폭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 조사에 따르면 쌍방에 대한 증거는 없는 상황이라 논란이 예고된다.

28일 <더팩트>가 입수한 폭행 당시의 CCTV 영상에는 김 씨가 임원 두 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더팩트>가 입수한 영상은 CCTV 영상을 경찰이 촬영한 사본이다.

김 씨는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A기업에서 경영지원팀 과장으로 근무했다. 김 씨는 회사가 의료기기 관리 규정과 어긋나는 업무 처리를 하자 이의를 제기했고, B기업에 흡수 합병될 당시 A기업 직원들의 처우에 대해 정당하게 고려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8월 B기업은 A기업 지분 100%(55만 주)를 215억 원에 취득하며 A기업을 인수한 바 있다.

그러나 A기업 측은 김 씨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A기업의 전(前) 대표인 허모 씨(현 B기업 본부장)와 B기업의 전무인 김모 씨는 "건방진 놈"이라는 욕설과 함께 사직 권고 처리를 내렸다. 김 씨는 사직 처분 당시 어떠한 사전 통지는 물론 해고수당 또한 받지 못했다.

김 씨는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억울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당시 상황과 회사 대표의 입장을 고려해 사직을 고려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회사는 오히려 개인 사정 퇴직으로 할 것을 강요했고, 부당한 회사의 처사로 현재까지 실업 급여도 받지 못한 채 심각한 재정적 곤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폭행사건은 부당해고 이후 지난 7월 기숙사에 남겨진 짐을 가져오기 위해 회사로 향한 김 씨가 허 본부장과 김 전무를 만나면서 발생했다. 김 씨에 따르면 허 본부장과 김 전무는 김 씨가 회사 측의 부적절한 연구과제비 사용에 관한 민원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으며 폭력을 행사했다. 폭력을 행사했던 당시 상황은 근처 카페에서 설치한 사설 CCTV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CCTV 영상 사본에는 김 전무가 김 씨를 발로 차 넘어뜨리고, 일어나는 김 씨의 옷깃을 잡아 다시 넘어 뜨리는 허 본부장의 모습이 담겨 있다. 폭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쓰러진 김 씨를 여러 차례 발로 밟은 허 본부장과 김 전무는 기절한 김 씨를 두고 아무런 구호조치 없이 자리를 피했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김 씨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앉자, 거리를 두고 지켜보던 허 본부장과 김 전무는 다시 김 씨에게 다가와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등 2차 폭행을 가했다. 김 씨가 도망가듯 자리를 피하고 나서야 상황은 종료됐다.

경찰이 112 신고 접수를 받고 현장 출동했을 당시, 김 씨는 안면부 입술이 터져 출혈이 굳어있는 상태였다. 오른쪽 팔꿈치와 왼쪽 무릎, 오른쪽 복숭아뼈에는 찰과상을 입었다.

쌍방폭행이라는 허 본부장과 김 전무의 주장에 따라 김모 씨 역시 약식기소된 상태다. 김 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사건을 맡은 수원지방법원에 진정서를 넣은 상황이다. /김모 씨 제공
쌍방폭행이라는 허 본부장과 김 전무의 주장에 따라 김모 씨 역시 약식기소된 상태다. 김 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사건을 맡은 수원지방법원에 진정서를 넣은 상황이다. /김모 씨 제공

김 씨는 자신을 향한 두 사람의 무차별적인 폭행이 의료기기 관리 관련 위반 사실에 대한 외부 발설을 염두에 둔 보복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구과제비 부당사용 건에 대한 민원 전력이 있던 김 씨가 회사 측의 의료기기 관리법 위반 행위에 관해 추가로 민원을 제기할 가능성을 미연에 막기 위해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씨는 일면식도 없는 김 전무가 폭행에 가담한 것 역시 인수합병이 결정된 시점에서 모든 상황을 인지하고 있어 회사의 피해를 우려해 일종의 겁주기 용으로 위협을 가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해당 폭행 사건으로 허 본부장과 김 전무는 벌금 200만 원에 약식 기소된 상태다. 김 씨 역시 쌍방폭행 주장에 따라 벌금 50만 원으로 약식기소됐다.

허 본부장과 김 전무는 김 씨가 먼저 시비를 건 데에 대한 대응을 했을 뿐이라는 견해다. 두 사람은 김 씨가 먼저 오른손으로 허 본부장의 뺨을 한 차례 때리자 착용하고 있던 안경이 땅에 떨어짐과 동시에 바닥에 쓰러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허 본부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그쪽(김 씨)에서 먼저 어깨를 툭툭 치고 5분 이상 쌍욕을 하면서 뺨을 때렸다"며 "쌍방폭행이고 증인은 물론, 관련 영상도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사건을 맡은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김 씨는 "두 사람 모두 수사기관에서 조사되는 동안은 물론 현재까지 단 한 차례의 사과도 없었다"면서 "오직 대형 로펌 변호사를 운운하며 자신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고, 무거운 처벌을 받지 않을 것으로 주위에 떠들고 다니며 모든 전모를 진정인의 잘못으로만 몰고 갔다"고 울분을 토했다.

B기업 측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제기된 폭행 사건과 관련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답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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