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롯데그룹 긴장…업계 관측 엇갈려
[더팩트|이민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주도하에 이마트에 대한 쇄신인사가 단행되자 정기인사를 앞둔 유통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맴도는 분위기다.
경기 침체 등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드는 기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와 같은 대대적인 문책성 인사가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안팎에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1일 이마트부문에 대한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예년보다 두 달 앞당겨 발표했다. 지난 6년간 이마트 대표이사 자리를 지켰던 이갑수 대표가 물러나고 그 자리에 사상 처음으로 외부인사를 수혈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업계가 주목한 부분은 신세계그룹 측이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으로 성과·능력주의를 꼽은 점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변화와 혁신, 철저한 성과·능력주의에 중점을 두고 이번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으며 이를 바탕으로 업계는 이번 인사를 이마트 실적 부진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고 봤다.
이에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는 신세계그룹과 롯데쇼핑 등 백화점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와 함께 고전하고 있는 대형마트 업계에는 이마트발 '연쇄 효과'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그룹사들은 통상적으로 12월 중하순에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롯데그룹은 12월 중하순, 신세계그룹은 12월 말이다.
부진한 실적도 이 같은 우려를 키우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5% 감소한 5970억 원이었으며, 이 기간 매출도 17조8208억 원으로 예년에 비해 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가 포함된 할인점은 매출액 6조3170억 원, 영업이익 84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0.1%, 79% 역성장했다.
홈플러스 역시 분위기는 밝지 않다. 홈플러스 지난해(2018년 2월부터 2019년 2월) 매출액은 직전해 대비 3.7%, 줄어든 7조6598억 원, 영업이익은 57.6% 감소한 1090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적 쇄신 말고는 마트 업계 불황을 타개발 뚜렷한 방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이 마트 1위인 이마트에 대해 사실상 선제적인 문책성 인사를 단행한 만큼 대형 마트 업계 전반으로 실적·성과 기반의 인사 '칼바람'이 불어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특히 롯데그룹은 지난 정기인사에서 2명의 부회장을 교체했던 만큼 올해도 인적 쇄신을 위한 혁신 인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의 선례와 같이 실적 부진의 책임을 정기인사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물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정기인사 때까지는 목숨을 부지한다는 느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번 이마트의 인사가 이 판을 바꿔놓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인사를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경우 더 이상 정기인사까지 기다리지 않겠다는 의미를 가진 동시에 기다릴 수 없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의 파격적 인사가 업계에 충격을 줄 지언정 실제 다른 그룹의 문책성 인사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이마트의 인사가 놀라웠던 것은 사실이나 '충격적 인사'라는 말 만큼이나 이례적이었기 때문에 주목을 받은 것뿐"이라며 "이로 인해 업계 다른 업체들의 인사 규모나 시기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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