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사전에서 '순혈주의' 지운 과감한 결단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벤틀리, 아우디 등 럭셔리 브랜드를 이끌어 온 마크 델 로소를 제네시스 북미 담당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고 13일 밝혔다.
마크 델 로소 CEO는 오는 21일부터 제네시스에 합류,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겸 미주권역담당 및 본사 제네시스 사업부 지휘하에 북미 내 제네시스 판매와 브랜드 전략을 맡는다.
대중 브랜드 현대차와 기아차에 이어 제네시스에 이르기까지 전 브랜드에서 외국계 실력자들을 영입하는 데는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공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경영 전략이 한몫을 차지한다.
지난 8월 제네시스는 연내 출시를 앞둔 브랜드 최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의 연내 출시를 앞두고 파격적인 자체 실험 과정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세계에서 가장 길고 혹독한 레이싱 서킷으로 꼽히는 뉘르부르크링에서 'GV80'을 비롯해 차세대 대형 세단 'GV80(개발명 JX)' 등 내년 고급차 시장 공략의 선봉을 맡을 전략 차종의 성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트랙 데이' 행사를 시행한 것.
당시 완성차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 내 연구개발(R&D)본부 전 부문 핵심 임원 및 상품개발 담당 임원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상징성만으로도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참석자 명단을 살펴보면,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 사장과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담당 부사장을 비롯해 최근 몇 년 동안 현대차그룹이 미래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영입한 실력자들의 이름이 빼곡했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완성차 제조업체에서 벗어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의 전환을 공언한 이후 인사 부분에서의 변화 속도는 매우 빨랐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폭스바겐그룹 브랜드체험관 총책임자 출신인 코넬리아 슈라이더를 고객경험본부 내 스페이스이노베이션담당 상무로 영입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차량성능 담당 사장을 그룹 최초 외국인 연구개발본부장에 임영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 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알파 로메오와 람보르기니 등에서 디자인 개발을 주관한 필리포 페리니 디자이너를 유럽제네시스 선행디자인 슈튜디오 총책임자(상무)로 영입한 데 이어 같은 달 말에는 미래혁신 모빌리티 서비스 경쟁력 제고를 위해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 사업부'를 신설하고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박사를 사업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현대차그룹 이 같은 인사 정책 기조 변화는 미래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 도약을 최우선 실천 과제로 제시한 정 수석 부회장의 경영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실제로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과거의 성장방식에서 벗어나 우리의 역량을 한데 모으고 미래를 향한 행보를 가속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기 전까지 현대차그룹 내 마케팅, 디자인, 성능 부문에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출신 인사의 이름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라며 "새 리더의 리더십이 반영된 이후 현대차그룹 안팎의 변화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현대차가 글로벌 스타트업에 잇달아 공격적인 전략 투자를 단행하고, 최근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2조 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라며 "(정 수석부회장이) 국내외 주요 무대에서 연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체질 개선을 강조한 만큼 현대차그룹의 변화 속도는 갈수록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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