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고급차 전략, SUV 라인업 출시로 '제2의 도약' 노린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에서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지난 2015년 11월 국내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론칭하며, 반세기가 넘는 현대차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한 정 수석부회장이 4년여 만에 독립 브랜드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출시, 고급차 분야 스펙트럼 넓히기에 나선다.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사상 첫 SUV 'GV80'에 탑재될 신기술 및 편의·옵션 사양을 비롯해 국내외 영업부서와 협의를 거쳐 해당 모델의 판매 가격을 책정하고, 이르면 올해 말 해당 차량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GV80'는 제네시스가 오는 2021년까지 신형 세단 3종과 SUV 3종 등 모두 6종의 라인업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이후 그 첫 번째 결과물로 기존 엔트리 모델 'G70'와 대형 세단 'G80', 플래그십 세단 'G90'에 이어 네 번째 모델이다.
일부 국내외 완성차 관련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가림막 상태로 주행 테스트 중인 'G80'의 디자인이 공개되는 등 출시 전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량의 구체적인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제네시스와 업계에 따르면 'G80'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형 'G80'과 플랫폼을 공유, 최종 양산 모델의 차체 크기는 현대차의 중형 SUV '싼타페'와 비슷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파워트레인은 직렬 6기통 3.0ℓ 디젤엔진과 3.5ℓ 람다3 가솔린엔진이 적용되고, 현대차그룹 최초 14.5인치 와이드형 터치스크린을 비롯해 한 단계 진보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HDA2' 등 회사 측이 확보한 최신 기술력이 총집약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차량의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GV80'의 국내 판매 가격이 6000만 원 내외, 북미 시장에서는 4만 달러 초반대부터 가격이 책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물론 해당 가격은 엔트리 트림 기준으로 파워트레인별, 옵션 사양별 최소 1000만 원 이상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주력 판매 모델의 가격은 7000만 원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경쟁모델로 꼽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GLE'(9030만~1억1050만 원), BMW 'X5'(9790만~1억3890만 원), 토요타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의 'RX'(8210만 원)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형 SUV 모델의 몸값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다는 해석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브랜드 이미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국내 업계 최초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와 라인업 등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다"라며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여전히 고급차의 기준을 '국산차'와 '수입차'로 나누는 소비심리가 남아 있는 만큼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한 마케팅 전략이 새 모델의 흥행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역시 경쟁사를 뛰어넘는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제네시스는 지난 8월 독일 뉘르부르크링에 있는 테스트 센터에서 현대차그룹 주행성능과 관련된 연구개발(R&D)본부 전 부분 임원과 상품개발 담당 임원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GV80'와 신형 'G80'의 성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등 막바지 담금질에 나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GV80'은 전 세계 완성차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SUV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내놓은 차세대 모델로 단순히 '소형', '중형', '대형'과 같은 크기 구분을 넘어 개발 초기 단계부터 '럭셔리 프리미엄' 이미지를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라며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그룹이 확보한 모든 역량을 총집약한 'GV80'의 출시를 기점으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통해 국내는 물론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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