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투자 확대 등 해외 진출 전략 필요 지적도
[더팩트ㅣ여의도=지예은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금융투자회사들이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2년을 맞아 열린 '금융투자산업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 콘퍼런스에서 이와 같은 지적과 함께 "디지털 기반 해외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이 제시됐다.
이날 '디지털 혁신을 위한 한국 금융투자산업의 과제'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금융투자회사는 디지털 전략이 부족한 가운데, 자기매매 및 중개 부문의 효율성 개선, ICT(정보통신기술) 인력 투자 확대, 비대면 판매채널 확대, ICT 기반 해외 진출, 핀테크 신사업 발굴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투자사들은 혁신성장 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에 적극적이고, IB·자산관리·상품판매·자기매매 등 전 사업 영역에서 ICT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글로벌 IB들은 디지털 리더십을 토대로, 핀테크 서비스 확대, 비용 절감, 핀테크 스타트업 자기자본 투자 등 디지털 전략을 구사 중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례로 골드만삭스의 IT 관련 인력 비중은 25%에 달하는데 비해 국내 금융투자사의 IT 인력은 3~5%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보안과 전산 설비 등을 담당하고 있다"며 "ICT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를 위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핀테크 기술 내부화, 핀테크 기업 인수합병(M&A) 등 노력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현재 ICT 기술이 사회를 변화하면서 기존 사업들도 바뀌고 있다. 다만 아쉽게도 한국의 금융투자기업들은 글로벌 회사 대비 디지털 혁신에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며 "이번 콘퍼런스에서 골드만삭스와 나스닥 등 글로벌 금융투자업계의 디지털 혁신 사례를 보고 한국 금융투자산업의 디지털 혁신 방향과 데이터 활용 및 관리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금융위는 금융투자회사들의 디지털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를 지속적으로 발굴 및 개선하는 한편, 혁신금융서비스 심사 과정에서 금융투자사들의 디지털 혁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금융투자산업이 더 적극적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도록 자금 조달 규제 개선, 면책제도 정비,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 등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도 "고령화·저성장 시대에서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가 보장되고 국민자산 증대를 위해 자본시장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금융투자업권 내 디지털 혁신이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업계 특성상 빅데이터 기술 개발에 적극적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규제 효율성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콘퍼런스에는 은 위원장과 박 연구원장, 권 회장을 비롯해 김용태 금융감독원 핀테크혁신실 부국장, 정유신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이사장, 세미온 야코블레프(Semyon Yakovlev) 맥킨지&컴퍼니 시니어 파트너, 니콜라스 피치(Nicholas Peach) 골드만삭스 홍콩 전자거래 부문 이사, 엠마 샌드(Emma Shand) 나스닥 글로벌 고문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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