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부터 차남규·여승주 체제…효과는 언제쯤
[더팩트|이지선 기자] 한화생명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가도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화생명은 여승주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차남규 부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체질 개선을 꾀했지만 아직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해 들어 실적 악화를 지속하고 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34억 원으로 전년 동기(2448억 원)대비 60%가 넘게 금감했다. 영업이익도 439억 원 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내려앉았다.
보험 업황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화생명의 실적 악화 폭은 유난히 더 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전체 생명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조129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4% 줄었다. 특히 대형 3사(삼성·한화·교보생명)는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1.3%나 감소했다.
한화생명은 이번 실적 둔화가 금융시장 둔화에 이은 손상차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을 보면 2015년부터 꾸준히 악화돼 지난해 3.70%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3.30%까지 낮아졌다. 한화생명의 부채구조가 저금리 구조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에 4분기에도 실적 악화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은 고정금리형 보험부채 비중이 가장 높아 하반기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 결손 가능성이 있는데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도입에 취약하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타사와는 달리 자산 듀레이션도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 이자수익률 반등도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되면서 주가도 맥을 못추고 있다. 한화생명 주가는 지난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8월 16일에는 역대 최저치인 2125원까지 빠지기도 했다. 30일 종가 기준으로는 2380원으로 연저점보다는 소폭 올랐지만 10년 전 공모가 8200원과 비교하면 거의 7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경영진들이 주가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이 또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대표이사)과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대표이사)은 지난 7월 각 자사주 5만 주와 3만 주를 매입했다. 이는 올해 들어 두번째로 앞선 3월에도 차 부회장이 4만4000주, 여 사장이 2만 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이에 차남규 부회장과 여승주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8년 여승주 사장을 선임하면서 차 부회장과의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했다. 여 사장은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를 두루 거쳤고 특히 한화투자증권 대표를 역임한 만큼 자산운용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취임 1년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실적이 특히 중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취임한 만큼 상반기에는 여 사장의 자산운용 전략에 따른 결과가 나오기는 이르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최근 대체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이나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한화자산운용이나 한화투자증권 등과 함께 시너지를 노리고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아직 새로 도입한 두 대표 체제가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부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다만 업황이 어렵고 저금리 및 금리 역전 상태가 지속되는 만큼 자산 운용 부문에서 큰 실적을 내기 어려워 여승주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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