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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인보사' 의혹...허위공시에 논문 중립성 논란까지

  • 경제 | 2019-09-04 14:14
코오롱생명과학은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와 관련해 '허위 공시' 논란과 '인보사 논문 중립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있는 서울 마곡동 원앤온니타워. /더팩트 DB
코오롱생명과학은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와 관련해 '허위 공시' 논란과 '인보사 논문 중립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있는 서울 마곡동 원앤온니타워. /더팩트 DB

코오롱생명과학, 2015년 FDA서 '인보사 임상유보' 공문 받고서도 "임상3상 진입 확정" 공시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은 '허위 공시'와 '인보사 논문 중립성' 논란까지 휩싸이면서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다. '인보사 사태'가 발생한 지 5달이 지났지만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시장본부 기업심사위원회는 최근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결정 과정에서 지난 2015년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가 코오롱티슈진에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임상3상 시험을 유보하라는 서한을 보낸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코오롱티슈진은 2015년 5월~2018년 7월 인보사의 미국 임상 과정을 중단했다.

그러나 이번에 드러난 사실로 인해 코오롱생명과학의 '허위 공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이 FDA 임상3상 진입 확정이라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당시 "코오롱 자회사인 티슈진이 FDA와 '티슈진-C(인보사)'에 대한 임상3상 수행계획 사전평가(SPA)를 종료하고 임상3상 진입을 확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은 2015년 5월 주가 급등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를 요구받았고, 코오롱생명과학은 이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상장폐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2차 심사에서도 코오롱티슈진이 다시 상장폐지 결정을 받으면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시했던 코오롱생명과학도 불성실 공시법인에 추가로 지정되며 벌점을 받을 수 있다.

한국거래소 측은 이번 허위 공시 논란에 대해 "코스닥시장위원회 심의가 끝난 뒤 제재 여부를 최종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실관계가 정확히 밝혀져야 허위 공시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 역시 코오롱생명과학의 2015년 5월 조회공시가 시세 조종과 연관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임상2상이 끝나면 3상으로 바로 진입하게 된다"며 "FDA의 임상 유보 공문은 시료 생산 후 환자에게 투약하라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코오롱생명과학의 '허위 공시' 논란에 대해
한국거래소 측은 코오롱생명과학의 '허위 공시' 논란에 대해 "코스닥시장위원회 심의가 끝난 뒤 제재 여부를 최종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팩트 DB

더욱이 코오롱생명과학이 배포한 인보사 관련 논문 중립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달 22일 인보사의 안전성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논문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미국 정형외과 학술지에 게재된 '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새로운 세포 기반 유전자 요법의 안전성 및 효능'이라는 제목의 논문에는 "인보사 세포 중 하나가 임상을 승인받을 때 보고된 세포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10년 이상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데다 안전성을 의심할 만한 증거가 없음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다만, 이 논문에 담긴 연구는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일부 연구비를 지원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논란이다. 또한 논문에 참여한 저자 4명 중 2명은 코오롱티슈진과 함께 임상을 진행한 적이 있다고 논문에 적시됐다. 게다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 등에 따르면 논문 저자 중 한 명인 마이클 A. 몬트 박사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을 주도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에 일각에서는 연구내용의 중립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보사 임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박사가 논문에 참여하고, 해당 논문 연구비 역시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일부 지원받은 것을 보면 중립을 지키기에는 어려운 환경임을 짐작 가능하다"며 "연구자의 양심에 따라 연구가 중립적으로 진행됐다고 하더라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에서 안전성·유효성에 문제가 없다는 논문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주장에 불과하다"며 "코오롱생명과학의 바닥으로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코오롱생명과학 역시 이러한 부분이 논란이 될 것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자료를 배포한 것은 그만큼 절박해서가 아니겠나"고 전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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