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 비중 키워 환헤지 비용 증가…실적 타격
[더팩트|이지선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감소한 배경으로 '글로벌 경기둔화'가 꼽히고 있다. 특히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해외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한 것이 글로벌 경제 침체로 인해 실적악화로 되돌아오고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가 보험사에도 번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재무구조 개선과 국내 저금리 기조 등을 고려해 해외로 투자 방향을 틀었지만 되려 해외 투자가 재무 부담으로 돌아온 셈이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험회사 환헤지 비용의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들은 재무건전성 제도 변화에 대비하고 자산운용 수익을 높일 목적으로 해외 투자를 확대해왔다. 해외투자와 국내투자를 병행하면 자산 분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2009년만 해도 25조7000억 원에 불과했던 해외 증권 투자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140조 원에 이른다. 이때 보험사는 환율 등락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통화파생상품인 통화선도 또는 통화스왑 계약을 맺는다. 한마디로 일정 수준의 환율로 거래액을 고정시키는 것이다.
통화파생상품 방식 중 통화 스왑은 거래 당사자가 현재 고정된 환율로 서로 다른 통화를 교환하고 계약기간 동안 상대 통화 금리를 교환한 후에 만기 시점에 그 계약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하는 계약이다. 통화선도는 좀 더 간단하게 만기시에 통화간 이자율 차이를 반영해 만시기점에 원금을 재교환하는 방식이다.
특히 환헤지비용은 한·미간 금리 역전 이후 확대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11월 한·미간 금리 역전이 일어난 이후 환헤지비용은 -1.8%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는 미화 1달러가 1100원이라고 할때 1년동안 19.8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달러를 선호하는 현상에 따라 환헤지비용이 더 확대되고 있다.문제는 이 '환헤지'로 인한 비용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 고정한 환율과 현재 환율의 차이, 그리고 금리의 변동에 따라 환헤지비용이 늘어나게 되는데 최근 경제 불안으로 해외 주요국 채권 금리가 연이어 떨어지는데다 환율도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환헤지비용 상승은 보험사 실적 악화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한화생명과 NH농협생명이 환헤지 손실로 올 상반기까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올해 상반기 환헤지비용만 1조318억 원이 발생했고 NH농협생명은 3267억 원의 환헤지 비용이 발생했다.
특히 환헤지비용은 계약 만기가 짧을 수록 저렴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단기 계약일 경우 변동성이 높은 만큼 비용 자체는 절감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대형 보험사들이 주로 장기 계약을 맺었다. 3대 생명보험사들의 장기 통화스왑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82.8%에 달했고, 5대 손해보험사도 장기 비중이 72.1%에 달했다.
보험연구원 임준환 선임연구위원과 최장훈 연구위원은 "환헤지 비용은 평균에 비해 높은 변동성을 가지고 있고 손실 가능성이 이득 가능성보다 높으며 극단적 손실 가능성이 빈번한 측면이 있다"며 "만약 비용 확대 충격이 발생할 경우 이로부터 회복하는데 상당 기간이 소요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효과적인 환헤지비용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두 연구원은 "환헤지 전략은 해외투자의 목표 및 대상, 비율, 수단, 기간 등을 고려한 선택이 필요하다"며 " 유로화나 엔화, 영국 파운드 등 주요 통화표시 채권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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