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보름 만에 400억 돌파…업계 '기대 반 우려 반'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애국펀드'로 불리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필승코리아 펀드'가 출시 보름여 만에 400억 원을 넘어섰다. 이를 두고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출시된 'NH아문디 필승코리아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같은달 30일 기준으로 423억 원으로 집계됐다. 농협 계열사들이 기초 투자금으로 낸 300억 원을 제외하면 보름 사이에 123억 원이 신규 판매됐다.
지난달 23일까지 '필승코리아펀드'의 총 가입액은 305억 원에 그쳤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달 26일 해당 펀드에 가입하면서 강한 상승 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 가입 이틀 만에 16억 원으로 늘어나더니 지난달 29일과 30일 각각 34억 원, 27억 원이 납입됐다.
여기에 민주당 지도부와 국무위원, 지방자치단체장,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과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을 비롯 각 계열사 대표들도 펀드 투자에 적극 동참에 나서면서 가입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지난달 1일 취임한 배영훈 NH아문디운용 대표의 첫 투자 상품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간 경제갈등이 지속되자 부품과 소재, 장비 분야에서 대두되고 있는 국산화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만들었다.
이 같은 취지에 일부 운용업계 관계자들은 공감하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분위기다. 경쟁력 강화한 시급한 분야의 국내 기업들이 일어서는데 일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펀드 투자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실제로 올해 공모형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에서 1조5930억 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가운데 '필승코리아 펀드'는 액티브 일반주식형 펀드 중에 가장 많은 자금이 쏠리면서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로 어려워진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로 펀드를 출시한 것은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며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기회로 그간 위축됐던 펀드 시장이 더불어 되살아 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정치인 등 유명 인사들을 앞세워 '애국 마케팅'에 전전긍긍하는 데에 좋지만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다수 존재했다. 대대적인 마케팅에 부흥할 수 있는 펀드 수익률이 날지 우려스럽다는 의견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매일같이 유명인 가입 소식이 들려오면서 이를 보고 투자에 나서는 개인이 급증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운용 성과야 지켜봐야겠지만 주식형 펀드 특성상 증시 상황에 따라 수익률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어 투자에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테마주 특성상 특정 현상에 따른 일시적 주가 상승은 가능하지만 금세 거품도 빠지기 마련이기에 오래가기는 어렵다"면서 "일본과 향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수익률이 오히려 마이너스 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에 따른 배 대표와 펀드 운용 담당자의 어깨가 상당히 무거워질 수밖에 없을 터"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12일 열린 '필승코리아 펀드'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배영훈 대표는 "애국심에만 호소해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며 "시장에서 우수한 기업들(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을 필두로 대기업도 펀드에 담아 수익률이 적정선에서 유지되도록 운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NH아문디운용은 전사적 역량을 투입해 펀드 운용에 나서고 있다. 정부 추진 6개 분야, 100대 핵심 부품 관련 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 검토를 통해 모델 포트폴리오를 짜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포함해 솔브레인, 후성, 동진쎄미켐 등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주식운용부문 내 4개 본부 가운데 패시브솔루션본부를 제외한 3개 본부 인력 22명이 펀드 운용에 관여하며 펀드 모델 포트폴리오(MP)를 짜기 위해 주식운용2본부, 주식리서치본부와 함께 주식운용1본부 펀드매니저 6명이 달라붙는다. 세부적으로 펀드에 담을 종목을 추리기 위해 연구원 8명이 리서치 자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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