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앤스타

대웅제약, '보톡스 전쟁' 승기 잡았다?…"ITC 결과도 확인해야"

  • 경제 | 2019-08-31 00:00
포자감정시험을 통해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생산에 사용되는 균주에 포자가 형성된 가운데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톡스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두 회사의 보톡스 전쟁은 내년 상반기에는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왼쪽부터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본사 외관. /대웅제약, 메디톡스 제공
포자감정시험을 통해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생산에 사용되는 균주에 포자가 형성된 가운데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톡스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두 회사의 보톡스 전쟁은 내년 상반기에는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왼쪽부터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본사 외관. /대웅제약, 메디톡스 제공

미국 ITC 조사 결과 중요…내년 상반기께 최종 결정 예정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균주 출처를 둘러싼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공방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포자감정 시험에서 대웅제약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며 메디톡스의 균주와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대웅제약에 유리한 상황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다만, 재판이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ITC)에서도 관련 분석이 진행 중으로, 국내 재판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 결과도 주목해야 한다. ITC는 내년 상반기 중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30일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생산에 사용되는 균주가 포자를 형성함에 따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균주는 서로 다른 것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번 포자 감정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결정 아래 대웅제약 균주의 포자 생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양사가 진행 중인 국내 민사 소송 중 법원이 지정한 국내외 전문가 감정인 2명의 입회 아래 시행한 시험에서 나왔다.

2년 전 메디톡스는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균주 및 생산방법이 메디톡스로부터 유출됐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는 "자사 균주 '홀A하이퍼(Hall A Hyper)'가 어떠한 경우에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아, 대웅제약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는지, 하지 않는지 확인하면 유출 여부도 알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포자 감정 결과,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생성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는 자사 균주가 포자를 생성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중점을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법원 판단에 따라 이뤄진 이번 감정시험 결과는 결정적인 증거임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메디톡스 측은 국내 민사소송의 포자 감정 결과에 관한 대웅제약 주장은 일부 내용만 부각한 편협한 해석에 불과하여 전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의 메디톡스 균주 및 전체 제조공정 일체 도용에 대한 모든 혐의는 9월 20일까지 ITC에 제출되는 양사의 균주 조사 결과로 완벽히 밝혀질 것"이라며 "국내 민사소송에서의 포자 감정 결과에 관한 대웅제약의 주장은 일부 내용만 부각한 편협한 해석에 불과하여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ITC에서 형사 사건 등에 활용하는 철저하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양사의 균주를 조사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메디톡스와 미국 앨러간이 ITC에 제소한 부분에 대해 지난 3월 1일 공식 조사에 착수했으며, 현재 균주와 관련한 분석을 진행 중이다. ITC 최종 결정 목표일은 오는 2020년 5월 29일로 예정되어 있다. /ITC의 조사착수 관련 보도자료 캡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메디톡스와 미국 앨러간이 ITC에 제소한 부분에 대해 지난 3월 1일 공식 조사에 착수했으며, 현재 균주와 관련한 분석을 진행 중이다. ITC 최종 결정 목표일은 오는 2020년 5월 29일로 예정되어 있다. /ITC의 조사착수 관련 보도자료 캡처

일각에서는 포자 감정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재판이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자 감정 결과는 양사 균주 정체의 동일성 여부를 알 수 있는 결정적인 검사이긴 하지만, 이 결과를 토대로 국내 재판부가 양사의 균주 논쟁을 끝낼지, 메디톡스가 주장하는 대로 염기 서열 분석 등을 추가할지 등을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뿐만 아니라 ITC에서도 관련 분석이 진행 중이다. ITC는 포자 감정뿐 아니라 염기서열 분석까지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는 지난 2월 미국 파트너 엘러간과 함께 ITC에 전(前) 직원이 보툴리눔 톡신 균주 및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고 제소한 바 있다.

양사 전문가들은 다음 달 20일까지 ITC에 균주 조사 결과를 각각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이르면 11월 중 재판이 진행하고, 내년 1월 예비 판정을 거치게 된다. ITC의 최종 결정 목표일은 오는 2020년 5월 29일로, 그때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앞서 메디톡스는 올해 2월 미국 앨러간과 함께 메디톡스 전(前)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는 내용으로 대웅제약과 에볼루스의 불법 행위에 대해 ITC에 제소했다. ITC는 내부 검토를 거쳐 3월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대웅제약이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며 "특히 메디톡스의 경우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모두 다 꺼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포자 감정 결과로 국내 소송이 대웅제약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ITC에 제소되어 있는만큼 모든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js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