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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일 줄고, 방한 늘고'...희비 갈린 7월 한일 관광

  • 경제 | 2019-08-23 11:22
지난 7월 한 달간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7.6% 줄어든 반면,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19.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한일 양국 관광시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은 관광객 없이 텅빈 인천국제공항 한 항공사의 일본노선 체크인 카운터의 모습. /신지훈 기자
지난 7월 한 달간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7.6% 줄어든 반면,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19.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한일 양국 관광시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은 관광객 없이 텅빈 인천국제공항 한 항공사의 일본노선 체크인 카운터의 모습. /신지훈 기자

방일 한국인 7.6%↓ 방한 일본인 19.2%↑...문체부 "방한시장 다변화 대책 추진"

[더팩트 | 신지훈 기자] 지난 7월 한 달간 한일 양국 관광시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일본으로 간 한국인은 큰 폭 줄어든 반면,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일본정부관광국(JNTO)과 한국관광공사가 각각 발표한 7월 외국인 방문객 통계에 따르면 방일 한국인 관광객 수는 56만17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6% 감소했다. 반면 방한 일본인 관광객 수는 27만4800여 명으로 19.2% 크게 늘었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국내에서 촉발된 '일본여행 보이콧 운동'의 여파가 실제 방문객 수치로 드러났다. 일본은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중 한 곳으로 무려 750만 명이 찾았다. 그러나 양국간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며 그 숫자가 대폭 줄었다. 실제로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자 수는 총 442만4400여 명으로 지난해 동기간과 비교해 4.3% 감소한 수치다. 여행업계는 불매운동 여파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8월 이후 감소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여행사 한 관계자는 "22일을 기준으로 9월 이후 일본여행 신규 예약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8월 이후 방일 여행자 수의 감소폭은 두 자릿수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를 타고 일본으로 간 한국인 관광객 수도 크게 감소했다. 21일 부산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된 7월 1일 이후 8월 18일까지 부산을 기·종점으로 하는 한일항로 국제여객선 승객 수는 총 10만1380여 명으로 지난해 동기간 20만3250여 명과 비교해 50.1% 줄어들었다.

또 한일항로 승객 감소세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가팔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이후 승객 수를 주간 단위로 분석한 결과, 7월 첫째 주 27.2%이던 승객 감소율은 둘째 주 35.0%, 셋째 주 53.2%, 넷째 주 41.8%, 다섯째 주 49.5%로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8월 들어서는 첫째 주에 70.5%, 둘째 주에 72.8%까지 치솟았다.

해양수산청 관계자는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승객 수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신규 예약률은 전년 동월 대비 8월에 70%, 9월에 80% 각각 줄어들었다.

일본의 젊은 관광객들은 국내 관광객들과 비교해 정치적 이슈에 둔감한 측면이 있는 데다, 신한류에 열광하는 젊은 여성들이 늘어나며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은 한일 간 갈등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광화문 광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이새롬 기자
일본의 젊은 관광객들은 국내 관광객들과 비교해 정치적 이슈에 둔감한 측면이 있는 데다, 신한류에 열광하는 젊은 여성들이 늘어나며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은 한일 간 갈등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광화문 광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이새롬 기자

반면 양국 간 똑같은 갈등 상황에서도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큰 폭으로 늘었다. 일본의 젊은 관광객들이 국내 관광객들과 비교해 정치적 이슈에 둔감한 측면이 있는 데다, K팝과 K뷰티 등 이른바 신한류에 열광하는 일본인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신한류에 열광하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은 정치적 이슈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며, 이들이 방한 일본 관광을 사실 상 이끌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2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7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총 144만8067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15.4% 증가했다. 나라별로 살펴보면 중국인 관광객이 51만913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 27만4830명, 대만 11만 3587명, 미국 9만7428명, 홍콩 5만9036명 등의 순이었다.

중국은 여름방학 및 휴가철을 맞아 단체 방문 증가로 지난해 7월보다 26.5% 많은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다. 일본은 정치적 이슈로부터 자유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한 개별 관광객이 늘어나며 지난해 동월 대비 19.2% 증가했다.

한편 8월에도 방한 관광객 수의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한일갈등을 비롯,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방한 관광시장 위축에 대비해 동남아 등 방한시장 다변화 대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중국과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방한 관광시장 체질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문체부는 중화권과 동남아 지역 홍보∙마케팅을 위해 8월 추경예산과 관광진흥개발기금 변경을 통해 추가 확보를 추진 중인 100억 원을 조기 집행한다. 이 예산은 중화권, 동남아 지역 방한 관광객 유치 확대 사업과 9월부터 송출될 한국관광 이미지 제고를 위한 광고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아세안(ASEAN) 국가를 대상으로 대규모 '환대주간' 행사도 진행된다. 오는 9월2일부터 8일까지 ‘베트남 환대주간’을 진행하며,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직접 공항을 찾아 베트남에서 인기가 많은 유튜브 인플루언서 등과 환영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최병구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최근의 시장 변화에 대응한 방한관광시장 활력 제고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gamj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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