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항공사 7월 수요 '급감'...예약률 70% 이상 떨어져 "8월이 진짜 고비"
[더팩트 | 신지훈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불매운동이 시작된지 한달이 지났다.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 이후 국민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불매운동은 유래없는 고강도로 빠르게 진화하며 확산됐다. 전방위적으로 퍼져나간 불매운동은 국내 산업 곳곳을 뒤흔들었다. 특히 불매운동 여파가 눈에 띄게 나타나는 곳은 관광업계다. 성수기를 앞두고 여행업계와 항공업계는 말그대로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여행을 자제하는 것'이야말로 일본 지역경제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일본여행 급소론'이 퍼지며 여행사와 항공사에는 예약 취소문의가 줄을 이었고, 신규예약은 말 그대로 '뚝' 끊겼다. 게다가 일본정부가 2일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며 반일감정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여행 안가기' 운동 또한 장기화 될 전망이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일 평균 일본상품 신규예약은 여행객 수를 기준으로 1200명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7월 2주차(15~19일)에 접어들며 700~800명으로 감소했다. 이후 3주차(22~26일)에 접어들며 400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성수기로 접어든 7월 임에도 불구하고 예약률이 무려 70% 쪼그라들었다. 하나투어를 통해 7월 일본으로 여행을 간 여행객 수도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했다.
모두투어 또한 불매운동 이후 일본 여행수요가 대폭 줄었다. 1일 모두투어가 발표한 7월 모객실적을 보면 일본여행 수요는 전년 동월 대비 38.3% 감소했다. 일본노선 항공 수요도 34% 줄어들었다. 신규 예약 건수도 절반 이상 급감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여행 불매운동의 여파가 8월 이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7월은 기존 예약자들의 수요가 취소수수료의 부담 등으로 우려했던 것만큼 감소하진 않았다는 것. 반면 오는 8~10월 신규예약률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어 실질적인 일본여행 수요 감소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측했다.
2일 하나투어 관계자는 "7월 일본여행 예약률은 크게 줄었으나, 실제 수요는 우려했던 것만큼 감소하진 않았다"면서 "그보다 오는 8월과 9월 일본여행 예약 수요가 2일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각각 70%, 72% 감소한 상황이다. 지금 분위기로는 앞으로 더욱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불매운동에 따른 일본여행 수요 감소는 8월 이후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7월 한달 간 일본노선 항공여객 수도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7월 중순부터 일본노선 항공여객 감소세가 뚜렷해졌다.
이 자료를 보면 지난달 16~30일 보름간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여행을 다녀온 승객은 총 46만7249명으로 휴가 시즌을 앞둔 한달 전 같은 기간(53만9660명)과 비교해 7만2411명(13.4%) 줄었다. 불매운동 직전인 6월 하반기(15~30일)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7월 상반기(1~15일) 일본 여객은 50만1122명으로 7.1% 감소했으며, 7월 하반기(16~30일)는 감소 폭이 13.4%까지 늘어났다.
온라인 여행사의 일본 노선 항공권판매 실적 또한 둔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4주간 일본 항공권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38% 감소했다. 또 한 해외온라인 여행사의 이달 4일부터 17일까지 일본 항공권 예약률도 전년 동기간 대비 37% 줄었다.
여기에 불매운동이 더욱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며 일본노선 항공여객 감소폭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국적항공사들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9월부터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으며, 일본 노선에 투입되던 항공기를 소형기로 전환해 공급석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도 9월부터 인천-후쿠오카, 인천-오사카, 인천-오키나와 노선 항공기를 소형기로 변경해 좌석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일본노선 비중 및 의존도가 높은 저비용항공사(LCC)들도 노선을 축소하고 대체노선 개발에 나서는 등 일본여행 수요감소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일본노선 비중이 약 35%에 달하는 이스타항공은 9월부터 부산-삿포로, 부산-오사카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LCC업계 최초로 인천-상하이 노선을 주 7회 운항한다. 이어 중국 정저우, 장자제 노선에 신규 취항함으로써 줄어든 일본 수요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진에어도 인천-후쿠오카 노선 운항 횟수를 4회에서 3회로 줄였으며,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도 일본노선 운항을 중지하거나 운항 횟수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2일 "오늘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시키며 반일감정은 더욱 거세지고 불매운동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8월 이후 일본노선 여객수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체 노선 개발 등 일본여행 불매운동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gamj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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