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주의하지 않으면 자칫 화재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면 되는 것 아닌가요?" 애연가 김모 씨(31)는 전자담배를 사용 중이지만 제대로 된 폐기 방법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못했다. 김 씨뿐만이 아니었다. 전자담배를 사용 중인 많은 흡연자 역시 이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전자담배 시장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전자담배 기기 폐기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배터리를 내장한 제품인 만큼 폐기시 분리 배출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전자담배가 리튬배터리를 내장하고 있어 폐기에 주의하지 않으면 자칫 대형화재로 이어져 주의가 요구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7년 2.2%였던 궐련형 전자담배의 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은 11.8%다. 2년 새 5배 이상으로 늘었다. 그러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전자담배 폐기 방법에 대해서는 제대로 안내가 되지 않고 있다.
전자담배의 배터리 수명은 개인의 흡연 습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1~2년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궐련형 전자담배가 국내에 도입되자마자 사용한 흡연자들의 디바이스 배터리 수명은 거의 다한 것이다.
전자담배를 버릴 땐 반드시 분리배출 해야 한다. 리튬배터리를 내장했기 때문이다. 이를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면 다른 쓰레기와 접지되거나 쓰레기를 압착하는 과정에서 합선이 발생하고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 KT&G는 리튬이온배터리, 필립모리스는 리튬인산철배터리 등을 사용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26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리튬배터리의 경우 분리해서 배출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리튬배터리가 포함된 기기가 일반쓰레기 종량제봉투에 버려져 소각되는 등 처리될 경우 화재 및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담배 회사들은 제품 사용설명서에 제품의 폐기 방법을 명시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사용자 가이드'에 폐기 방법을 명시했다. 사용자 가이드에 따르면 아이코스는 소형가전제품 분리수거함이나 주요 거점에 비치된 배터리 수거함에 테이핑 작업 혹은 비닐 팩 밀봉 후 폐기해야 한다. 또한 제품 폐기 시 과도한 열기 또는 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특별히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는 문구도 적혀있다.
KT&G와 쥴랩스코리아도 자사 제품 사용설명서를 통해 제품의 폐기 방법을 명시해두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담배회사들의 제품 폐기처리 방법에 대한 소극적인 안내를 지적했다. 폐기 방법을 명시해 둔 '제품사용설명서'는 작은 문구로 되어있어 발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식스토어에서 제품을 구입할 경우에도 소비자들에게 이에 대한 설명 및 안내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비자는 "제품설명서를 누가 꼼꼼히 읽어보겠냐"며 "무심코 쓰레기통에 버렸다가 자칫 화재로 이어질 경우 책임이 소비자에게 있게 되는 것 아닐까 우려된다. 판매처인 담배회사에서 (폐기처리방법에 대해)보다 적극적인 안내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생활폐기물 처리를 담당하고 있는 환경부조차 전자담배 배터리 분리배출과 분리배출되지 않았을 때 받을 영향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전자담배의 리튬배터리를 분리 배출하지 않았을 경우 어떤 환경적 문제가 발생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환경부 관계자는 "리튬배터리는 분리 배출하지 않을 경우 환경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답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일회용 전자담배 등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고 궐련형 전자담배 초기 사용자들의 디바이스 교체 시기도 다가온 만큼 폐기 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한편, KT&G는 보상 판매와 수거함 설치 등으로 전자담배 폐기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KT&G 관계자는 <더팩트>에 "구형 제품(릴1.0)의 경우 보상 판매해 회수 제품 전량을 폐기 처리하고 있다"며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음 달 말 전국 KT&G 영업지사 및 지점, A/S센터, 릴 미니멀리움, 릴 스테이션 등 약 200여 개소에 전자담배 폐기 수거함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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