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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에이블씨엔씨 야심작이라던 '눙크'...'소문난 잔치'였나?
16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눙크 홍대점은 오픈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손님이 없이 텅 빈 모습이었다. /이민주 기자
16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눙크 홍대점은 오픈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손님이 없이 텅 빈 모습이었다. /이민주 기자

한 시간 기다려도 손님 '0명'…매대엔 오픈 기념 한정 럭키박스 '가득' 

[더팩트|이민주 기자] 에이블씨엔씨가 지난달 '뷰티 편집숍'으로 변신을 꾀한 '눙크(NUNC)'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아쉬운 평가가 나온다. 오픈 한달 여 만에 고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회사 측이 추진한 대대적인 변화가 '소문난 잔치'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대대적인 체질개선으로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던 '눙크'를 둘러싼 흙빛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16일 <더팩트> 취재진은 에이블씨엔씨가 "가장 공들인 매장"이라고 밝힌 바 있는 눙크 홍대점과 이대점을 차례로 방문했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로 발디딜 틈 없었던 오픈 첫날 풍경과 달리 이날 찾은 매장 분위기는 180도 달랐다.

미샤 등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지난달 13일 서울 이대역 앞에 뷰티 편집숍 '눙크 이대점'을 오픈하면서 이달까지 전국 20여 개 점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1호점 눙크 이대점 오픈에 이어 지난달 21일 홍대점, 부천북부역점, 수원역점이 문을 열었다. 기존 미샤 단일 브랜드 매장을 3000여 가지 제품을 취급하는 뷰티 편집숍으로 바꾸는 차별화 전략으로 기존 멀티브랜드숍과 경쟁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게 당시 에이블씨앤씨 측이 밝힌 포부다.

각 점포의 개업 당일만 하더라도 에이블씨앤씨는 홍대점을 중심으로 각종 이벤트를 열고 고객들을 끌기 위해 열을 올린 바 있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헬륨풍선을 든 아르바이트생 5명을 고용해 홍대 거리에서 풍선을 나눠주도록 하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초빙해 고객에게 직접 시연을 하는 '펄 파티 메이크업 쇼'를 열기도 했다. 아울러 100% 당첨 조건을 내민 '프리즘 볼 이벤트'를 진행, 방문 고객에게 최대 10만 원 상당의 경품을 증정하기도 했다. 파격적인 이벤트에 힘입어 오픈 첫날 눙크 홍대점 내부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찾은 매장 분위기는 오픈 날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눙크 홍대점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어 선뜻 들어가기조차 망설여지는 분위기였다. 직원 1명만이 매장 내부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상품을 정리하고 있었다. 개업 한 달이 다 돼어갔지만, 매대 한쪽에는 오픈 기념으로 출시한 '눙크 오픈 기념 럭키박스'는 가득 쌓여 있었다. 이달 초 눙크 홍대점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매장 내부는 분주한 홍대 거리와 대조적으로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홍대점 직원은 "럭키박스의 경우 워낙 물량을 많이 준비해 아직 남은 것뿐이다. 매대에 진열된 상품 외에도 창고에 재고가 더 있다. 실제로는 많이 팔린 편"이라며 "오전보다는 저녁 시간에 사람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16일 눙크 홍대점은 손님이 없이 텅 빈 반면 30m 거리에 위치한 H&B 스토어 '랄라블라' 매장은 손님이 계속 들어오는 모습이었다. /이민주 기자, 네이버 지도 화면 캡처
16일 눙크 홍대점은 손님이 없이 텅 빈 반면 30m 거리에 위치한 H&B 스토어 '랄라블라' 매장은 손님이 계속 들어오는 모습이었다. /이민주 기자, 네이버 지도 화면 캡처

눙크 직원의 답변이 무색하게도 같은 시간 불과 3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H&B(헬스앤뷰티) 스토어 '랄라블라'에는 같은 시간 고객들을 찾은 고객들로 분주했다. 이후 눙크 이대점의 상황 역시 홍대점과 비슷했다. 학생들로 거리가 붐비는 점심시간이었지만, 1시간여 동안 매장을 찾은 고객의 수는 단 두명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와 달리 에이블씨엔씨 측은 "눙크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는 견해다. 에이블씨앤시 관계자는 "정확한 매출 공개는 어렵지만, 과거 미샤 단일매장이었을 때보다 장사가 잘 된다"며 "상권 자체가 오후에 활성화되는 곳이기에 오전이나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없을 수 있다. 사측에서는 올해 눙크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쌓여 있는 럭키박스 재고에 관해서도 "럭키박스가 쌓여 있다고 장사가 안 된다고 판단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최초 럭키박스를 한정판으로 출시했지만, 이를 모객에 활용하기 위해 계속해서 추가로 생산하고 있는 중이다. 럭키박스는 말 그대로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게 구성된 만큼 일부 고객들에게는 관심 밖에 있는 마케팅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눙크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경우 지난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7.6% 증가한 915억 원을 기록한 반면, 적자 규모는 97% 늘어난 2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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