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 확장…국내 시장 변화 대응 '총력'
[더팩트|이민주 기자] 해외 시장으로 사업 영역 넓히기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국내 정수기 업체들이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코웨이와 2위권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매직과 쿠쿠홈시스, 청호나이스 등 국내 주요 업체들 모두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06년 코웨이가 국내에서 가장 먼저 말레이시아에 도전장을 내민 이후 2015년 쿠쿠홈시스가 현지 법인을 세웠고, 후발주자인 청호나이스와 SK매직은 각각 지난해 2월과 12월 시장 진출에 나섰다.
코웨이(미국, 태국, 중국, 인도네시아)와 청호나이스(베트남, 중국) 등 주요 업체들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미국과 중국 등 '빅 마켓'에서부터 신흥국에 이르기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는 대표적인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암웨이 등 해외 기업들의 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해당 시장에서 코웨이는 3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쿠쿠홈시스가 16%로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에 등록된 누적 렌털 계정 수는 지난 2018년을 기준으로 100만 계정을 돌파했으며 쿠쿠홈시스는 60만 계정에 가까울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 역시 지난해 기준으로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은 3534억 원을 기록, 최근 6년 동안 연평균 35% 이상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현지 법인을 통해 118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가파른 성장세 원인으로 말레이시아의 경제·문화적 요인과 더불어 현지 시장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의 경우 지역 수도관 노후로 정수기 수요가 높은 데다 외부인의 방문을 꺼리지 않는 문화를 갖고 있어 정기 관리가 필요한 렌털 사업을 진행하기에 적합한 시장이다"며 "코웨이가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에서 '국민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한 것 역시 정기적인 정수기 관리 서비스 개념이 전무했던 현지 시장에 '코디 서비스' 등 한국형 렌털 시스템을 도입한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국내 정수기 기업들은 해외 진출과 더불어 국내 사업 내실을 다지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도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신제품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포화 상태에 접어든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요소는 '환경오염'과 '1인 가구 증가'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이다.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면서 미세플라스틱, 환경호르몬 등을 걸러낼 수 있는 고성능 필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또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정수기가 소형화되고 디자인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정수기 업체들은 달라지는 수요 패턴을 반영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코웨이는 머리카락 수만분의 1 크기의 이온 물질까지 걸러내는 시루(CIROO) 필터를 적용한 모델을 내놓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전기분해수 자동살균기능을 탑재한 모델과 '살균력 강화' 기능을 추가한 모델을 내놓으며 위생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직수정수기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SK매직과 쿠쿠홈시스는 1인 가구를 사로잡기 위해 차별화된 디자인의 소형 정수기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은 환경오염이다. 이에 따라 고성능 필터를 탑재한 정수기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환경호르몬과 같은 새로운 오염 물질들이 생기는 만큼 이를 제거할 수 있는 정수기를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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