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락가락 날씨에 제습기∙에어컨 인기 '뚝'…현장 "찾는 고객 없다"
[더팩트|마포=이민주 기자] 평년에 비해 늦게 시작된 장마가 비 대신 무더위를 몰고 왔다. 연일 폭우가 이어지는 일반적인 장마와 달리 올해 장마철에는 비 대신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제습기를 판매하는 유통업계가 직격타를 맞았다. 지난해 불티나게 팔렸던 제습기의 인기가 뚝 떨어지고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냉방가전 판매도 예년만 못한 모습이다.
4일 오전 <더팩트> 취재진은 서울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 가전매장을 찾았다.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됐다는 일기예보에 따라 제습기를 전면에 배치해놓았지만 이를 둘러보는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직원들만이 분주하게 제품을 정렬하고 재고를 채워넣고 있었다.
가전제품 코너에서 판매를 담당하는 직원 A씨는 "지난해 6월과 비교해 지난달 제습기 판매량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습한 날씨가 계속돼야 제습기가 많이 팔린다. 지난해 장마철에는 제습기 물량 부족 사태가 생겼다. 올해는 장마가 시작됐다는 기상청의 예보와 다르게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고 뜨거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제습기를 찾는 고객들이 없다. 그나마 에어서큘레이터나 선풍기 등이 팔리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가전제품 전문 매장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제습기나 냉방가전을 사려는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직원 한 한명이 밥솥을 구매하려는 손님을 응대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 매장 판매부장 B씨는 지난달 제습기와 냉방가전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감소했다고 했다. B씨는 "날씨가 오락가락 하다보니 지난해에 비해 제습기나 에어컨을 사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지난해 경우 6월부터 7월 초까지 냉방가전 판매량이 가장 많았는데 올해 6월은 판매량이 저조했다. 냉방가전 판매량은 아무래도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마기간에 접어든 4일 서울 날씨는 타는 듯이 뜨거운 상황이다. 첫 장맛비 이후 장마전선이 제주도 남쪽 바다로 남하한 탓이다. 서울과 경기 동부 지역에는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올해 장마는 예년에 비해 한 주가량 늦게 시작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6~27일 제주도와 남해안에 첫 장맛비가 내렸다. 서울 등 중부지역의 장마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비가 내리는 대신 뜨거워진 날씨에 유통 현장은 향후 냉방가전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앞으로 제습기 수요가 증가할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 했다.
대형마트 가전매장 직원 A씨는 "날씨가 더워지고 있어 이달 에어컨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날씨 변화에 맞춰 주력 제품을 앞으로 배치하는 등 매장 구조의 변화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소재 브랜드 가전제품전문점 직원 C씨는 "일기예보대로 폭염이 계속된다면 냉방가전을 찾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이에 맞춰서 판매 촉진 프로모션이나 할인 행사도 진행하려 한다"며 "다만 제습기 판매량이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 제습기가 잘 팔리려면 습한 날씨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 날씨가 따라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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