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7 프리미어', 40대 마음 훔칠 최고의 무기는?
[더팩트 | 파주=서재근 기자] 지난 2009년 KBS2에서 방영했던 첩보 액션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등장한 검은 세단이 전해준 '신선한 충격'이 여전히 생생하다.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의 준대형 세단 'K7'의 1세대 모델이 데뷔 무대를 가진 지 어느덧 9년의 세월이 흘렀고, 기아차는 두 세대에 걸쳐 진화를 거듭한 'K7'의 부분변경 모델 'K7 프리미어'를 출시하며 준대형 시장 반등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촌벌인 현대자동차의 베스트셀링 모델이자 동급 시장 최대 라이벌인 '그랜저'의 아성을 넘어야 한다는 큰 숙제를 떠안았기 때문일까. 3년 만에 상품성 개선 모델을 내놓은 기아차는 '최초이자 최고의 프리미엄'이라는 자평을 내놓으며 'K7 프리미어'의 흥행을 자신했다.
지난 12일 첫 사전계약을 기점으로 영업일 수 열흘 만에 1만 대가 계약된 것만 보더라도 '국민차'라는 타이틀에서 전해지는 식상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예비 소비자들에게 'K7 프리미어'는 꽤 매력적인 대안 후보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초반에 켜진 청신호만큼 과연 이들의 '호언장담'은 현실로 이어질 수 있을까?
27일 경기도 파주시 더 스테이지 스튜디오에서 'K7 프리미어'에 몸을 싣고 남양주를 왕복하는 170km 구간을 달려봤다. 시승차는 3.0 가솔린 모델 가운데 최상위 트림은 시그니처 모델이다. 운전석에 앉기 전 이번 부분변경 모델의 디자인 부분부터 살펴보면, 첫인상이라고 할 수 있는 전면부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알파벳 'Z'를 형상하는 헤드라이트 불빛의 모양은 2세대 모델부터 하나의 시그니처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번 새 모델에는 특히 '제트라인 LED 주간주행등(DRL)이 라디에이터 그릴의 테두리에서부터 헤드램프 하단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형태로 바뀌었는데 사실 이런 설명보다 더 와닿는 첫 느낌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크다'다.
기아차 패밀리룩의 상징인 호랑이 코를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어김 없이 이번 'K7 프리미어'에도 적용됐다. 한 가지 특징은 그 웅장한 사이즈다. 정말 크다. 차량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되려 세단보다 최소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연상하게 할 정도다.
언제나 그렇듯 디자인에 대한 해석은 보는 사람의 취향과 주관에 따라 그 해석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웅장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이 같은 변화를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얌전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측면 라인은 이전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고급스러운 세단의 이미지와 날렵한 스포츠 세단의 이미지 모두를 적절하게 아우른 캐릭터 라인은 딱히 흠잡을 곳 없이 '준대형 세단'의 품격을 잘 드러낸다. 다만, 후면부는 예비 고객들의 '호불호'가 예상된다. 라이벌 '그랜저'의 전통 디자인으로 여겨져 왔던 좌우 리어램프와 연결되는 커넥티드 타입 라이트 디자인이 처음으로 'K7 프리미어'에도 적용됐는데 문제는 가운데 연결부위에 들어간 점선 모양의 라이팅이다. 이 역시 사람의 기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차라리 불빛의 모양이 점선이 아닌 실선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게 안정감을 더 주지 않았겠느냐는 아쉬움이 든다.
다음은 실내다. 사실 이번 부분변경 모델의 관전 포인트는 내부에 집결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내관 디자인 부분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풀 칼라 TFT LCD 클러스터, 전자식 변속레버(SBW)에 이르기까지 운전석에 앉아 곳곳을 살폈을 때 눈에 들어오는 구성과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상위 모델인 플래그십 세단 '더 K9'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특히, '그랜저'와 '더 K9' 등 현대기아차의 준대형급 고급 세단에서 하나의 관습처럼 이어져 왔던 원형 모양의 아날로그 시계가 빠진 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반갑게 느껴졌다. '아빠차', '아저씨차'라는 이미지를 한 꺼풀 벗긴 느낌이랄까.
달리기 성능을 살펴보면, 3.0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266마력, 최대토크 31.4kgf.m의 힘을 발휘한다. 수치상으로 '그랜저' 동급 모델과 같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수치가 말해주는 대로 경쟁 모델과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를 느끼긴 어렵다.
한 가지, 시속 30~40km의 저속 주행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을 때 느껴지는 탄력, '치고 나가는 맛'이 덜한 느낌이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한번 떼고 다시 밟았을 때 비로소 거대한 몸집이 날렵하게 움직이는데 변속 타이밍을 개선했다는 데 기대가 컸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주행 감성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정숙성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만하다. 정말 조용하다. 시속 160km 이상 고속 주행에서도 거슬리는 소음과 진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음은 편의 사양이다. 'K7 프리미어'에 적용된 기아차의 최신 기술은 다시 한번 상위 모델을 머쓱하게 만든다.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와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 GPS와 연계해 차량이 터널에 진입하기 전에 열려 있는 창문을 자동으로 닫고 공기정화를 돕는 '터널 연동 자동 제어' 기술, 운전자가 방향 지시등을 작동하면 해당 방향의 후측방 영상이 클러스터 화면에 나타나는 후측방 모니터(BVM),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상위 모델에 최초로 탑재됐던 각종 신기술이 고스란히 전부 다 이식됐다. 주행모드에 따라 전자식 계기판 디스플레이 디자인이 바뀌는 퍼포먼스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시연의 기회는 없었지만, 홈IoT 전자기기를 자동차에서 원격 제어하는 '카투홈' 서비스와 집에서 자동차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홈투카' 서비스 기능까지 최초로 탑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까지 기아차에서 편의사양 부분에서 만큼은 단연 '최상위'라고 할 만 하다.
시승에 앞서 진행된 상품설명행사에서 김명섭 기아차 국내마케팅팀 팀장은 'K7 프리미어'의 상품성에 관해 "최초이자 최고의 프리미엄 가치를 담아낸 모델"이라고 자부했다. 곳곳에 적용된 디자인의 변화와 새롭게 적용된 각종 편의사양 등을 경험해 보니 이 같은 자평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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