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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웅진, 코웨이 3개월 만에 재매각…'윤석금 책임론' 왜

  • 경제 | 2019-06-28 05:00
업계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 3개월 만에 재매각에 나선 것. 이를 두고 업계는
업계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 3개월 만에 재매각에 나선 것. 이를 두고 업계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과욕이 코웨이를 두 번이나 주인 없는 회사로 만들었다"며 "비판 여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강도 높은 지적을 내놨다. /더팩트 DB

과도한 부채 불구 인수 단행...결국 그룹 '자금난' 빠져

[더팩트 | 신지훈 기자] "기필코, 혼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성공시킬 생각이다."

렌털 원조 ‘웅진코웨이’의 부활을 외쳤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계획이 수포가 됐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 3개월 만에 이를 다시 재매각하는 초유의 일을 벌인 것. 윤 회장은 코웨이를 중심으로 그룹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자신 있게 밝혔지만, 코웨이 인수가 그룹 전체에 재무 부담을 안기자 다시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코웨이 인수는 '윤석금 회장의 과욕'이라고 지적했던 업계 관계자들은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윤 회장이 재무 부담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 아니냐'는 더 큰 지적을 하고 나섰다.

27일 웅진그룹은 재무적 리스크 선제적 대응차원에서 지난 3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부터 인수 완료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재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코웨이 인수 이후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웅진에너지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며 그룹 전체에 연쇄 재무 부담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자 3개월 만에 다시 토해내게 된 것이다.

실제 웅진에너지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소식이 알려지자 웅진그룹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락하며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했다. 애초 업계는 코웨이 인수 주체인 웅진씽크빅의 현금창출력을 대비해 코웨이 인수를 위해 끌어들인 자금에 대한 연간 이자비용이 너무 높다고 봤다. 그런 상황에 신용등급까지 낮아지며 이자 비용이 더욱 크게 증가한 데다, 인수 비용 마련을 위해 끌어들인 차입금 1조1000억 원까지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웅진에 너무 큰 부담이 돼버렸다.

결국 웅진그룹은 예상치 못한 재무 리스크로 향후 그룹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위기발생 이전 코웨이를 매각해 모든 부채를 정리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웅진그룹 관계자는 "렌털시장의 원조로서 웅진코웨이 매각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으나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그룹이 피해를 받지 않는 방안으로 다시 매각하기로 한 것"이라고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지난주 후반 국내외 주요 인수 후보자를 대상으로 입찰 안내문을 발송했다. 매각주간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앞서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인수했던 MBK파트너스가 세운 ‘코웨이홀딩스’로부터 보유지분 22.17%(1635만8712주)를 1조6831억 원에 매입했다. 이후 코웨이의 2대 주주였던 싱가포르투자청 보유지분 중 1%(73만8000주)를 추가 매입했다.

웅진그룹은 코웨이 인수를 위해 총 2조 원대의 자금을 조성했다. 4000억 원은 웅진그룹에서, 나머지 1조6000억 원은 외부에서 조달했다. 외부조달은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웅진씽크빅에 5년 만기 담보대출을 통해 1조1000억 원 인수금융을 제공했다. 나머지 5000억 원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투자업계는 코웨이의 유력한 새주인으로 사모펀드를 꼽으며 렌털 사업을 하고 있는 대기업도 잠재적 후보자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팩트 DB
투자업계는 코웨이의 유력한 새주인으로 사모펀드를 꼽으며 렌털 사업을 하고 있는 대기업도 잠재적 후보자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팩트 DB

웅진그룹은 코웨이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변제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지주사와 웅진씽크빅에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웅진그룹은 코웨이 매각으로 모든 부채를 정리하고 이후 웅진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 매각을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어렵게 인수한 코웨이를 다시 매각하게 돼 송구하다"며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웅진그룹과 코웨이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웅진에너지 회생절차 신청으로 인한 웅진그룹의 신용등급 하락이 윤 회장으로 하여금 매각 결정을 내리게 한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다. 코웨이를 끌어안고 가는 대신 선제적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선택하며 재무 리스크가 그룹 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기로 했다는 것이다. 결국 윤 회장이 재무 부담 문제를 너무 간단히 쉽게 생각한 것이 아니냐고 강도 높은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27일 업계 한 관계자는 <더팩트>에 "지난해 말 50%대에 머물던 웅진씽크빅의 자본 대비 부채비율이 243%까지 급격히 증가했다"며 "인수를 위해 외부에서 조달한 인수자금도 부담이지만 인수자금에 대한 이자비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다. 누가 봐도 재무부담 우려가 보임에도 윤 회장은 인수를 강행했다. 결과적으로 코웨이를 두 번이나 주인 없는 회사로 만들었다.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윤 회장이 무리한 인수를 벌였다는 책임론이 따라붙을 것"이라며 "강도 높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투자업계에서는 코웨이의 새 주인은 사모펀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27일 <더팩트>에 "조 단위로 커져버린 코웨이를 인수할 만한 후보는 많지 않아 보인다"며 "PEF 운용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6년 전 코웨이 인수를 시도했던 CJ, 롯데, GS그룹과 최근 렌털 사업을 시작한 LG 등이 잠재적 인수 후보로 꼽힌다"고 말했다.

gamj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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