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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유통기업들이 롯데리츠 성공 여부 주목하는 이유

  • 경제 | 2019-06-15 00:03
롯데쇼핑이 최근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롯데리츠에 현물출자하며 현금 조달에 나섰다. 업계는 롯데쇼핑의 이같은 행보가 오프라인 시장의 침체로 인해 현금흐름이 막히자 리츠를 통해 부동산 자산의 현금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강남점 모습. /롯데쇼핑 제공
롯데쇼핑이 최근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롯데리츠에 현물출자하며 현금 조달에 나섰다. 업계는 롯데쇼핑의 이같은 행보가 오프라인 시장의 침체로 인해 현금흐름이 막히자 리츠를 통해 부동산 자산의 현금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강남점 모습. /롯데쇼핑 제공

오프라인 침체기로 현금흐름 막혀…리츠 통해 자산 유동화 고려

[더팩트 | 신지훈 기자]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활용해 현금 조달에 나섰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리츠(부동산투자회사) 형태로 주식시장에 상장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 모으기로 한 것. 이 같은 행보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침체기를 겪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들의 매출 하락이 깊어지며 수익을 창출하지 못해 현금흐름이 막혀서다.

유통기업들이 보유 부동산을 속속 매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형 점포를 다수 보유한 신세계와 농협 등 유통기업들도 롯데리츠의 흥행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롯데리츠의 성공 여부에 따라 유통가의 리츠 시장 활성화가 달려있다 해도 무방한 상황이다. 유통업계는 이들도 실적이 부진한 점포들을 리츠를 통해 자산 유동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롯데리츠)에 롯데백화점 강남점 토지와 건물 등 일체를 약 4350억 원에 현물출자했다. 동시에 롯데쇼핑은 롯데리츠와 2030년 5월까지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임대료는 연 221억 원이다. 임대차 계약기간은 11년이지만 향후 합의 하에 기간을 조정할 수 있는 조건도 포함시켰다. 롯데쇼핑은 현물출자 전과 동일하게 강남점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언제든 실적이 부진할 경우 철수할 수 있도록 했다.

리츠(REITs)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 및 운영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를 말한다. 건물주가 세입자가 되고, 투자자가 건물주가 되어 임대료를 받는 자산 유동화 모델이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의 경우를 보면 강남점의 건물주였던 롯데쇼핑은 세입자가 된 것이며, 롯데리츠가 건물주가 되어 롯데쇼핑으로부터 임대료를 받게 되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롯데AMC주식회사(롯데리츠자산관리회사) 본인가를 획득하며 롯데리츠를 탄생시켰다. 롯데리츠는 하반기 중 강남점 리츠 상장을 위한 공모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14일 <더팩트>에 "올해 초 홈플러스리츠가 상장에 실패한 바 있다. 당시 51개 점포를 대상으로 리츠를 만들며 공모규모가 너무 컸던 것이 실패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며 "롯데리츠는 홈플러스리츠의 사례를 보고 공모규모를 최소화해 진행하기 위해 점포마다 상장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 같다. 강남점 상장에 성공하고 나면 실적이 부진한 점포들을 대상으로 추가로 롯데리츠에 부동산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백화점 구리점과 광주점 외에도 지방 아웃렛 매장과 마트 점포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도 "향후 롯데리츠에 롯데쇼핑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을 추가 매도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도 롯데리츠의 상장 성공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지켜보고 있다. 신세계와 농협 등 유통기업들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리츠를 만들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보니 롯데리츠 흥행 성공 여부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더팩트 DB
유통업계도 롯데리츠의 상장 성공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지켜보고 있다. 신세계와 농협 등 유통기업들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리츠를 만들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보니 롯데리츠 흥행 성공 여부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더팩트 DB

유통업계도 롯데리츠의 상장 성공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지켜보고 있다. 최근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지며 유통기업 사이에선 수익은 고사하고 점포를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드니 현금흐름에 대한 부담도 더욱 커졌다. 많은 유통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리츠를 만들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보니 롯데리츠의 흥행 성공 여부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도 롯데와 비슷한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는 다른 유통기업보다 직접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업계는 신세계가 실적이 부진한 이마트 점포를 대상으로 리츠를 통해 현금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4일 <더팩트>에 "신세계는 과거 리츠를 만들어 이마트 학성점을 매각한 경험이 있는 만큼 부실한 점포를 리츠를 통해 매각에 나설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하나로마트를 운영 중인 농협도 리츠에 부동산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 농협금융지주는 NH농협리츠운용을 만들어 리츠 운용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하나로마트 리츠를 만들어 부동산 매각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리츠 상장에 실패했던 홈플러스리츠는 공모상장 재추진 대신 해산을 선택했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지난해부터 전국 홈플러스 매장 51개를 담은 리츠를 설립하고 공모상장을 추진했지만 지난 3월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 예측에서 기대보다 낮은 평가를 받자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리츠를 해산했지만 홈플러스의 부동산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츠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본격적으로 리츠 시장에 진출해 유통가의 리츠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MBK파트너스도 롯데리츠의 상장 성공 여부 등을 보며 대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amj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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