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지난해 46위에서 올해 33위 껑충…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HDC(구 현대산업개발·정몽규 회장)의 재계 순위가 지난해보다 13계단 껑충 뛰어오르면서 33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산총액도 10조 원을 돌파하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HDC의 덩치가 커진 만큼 정부의 감시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몽규 HDC 회장의 사회적 의무와 책임이 더욱 높아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공시대상 기업집단 가운데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인 34개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했다. 올해 대기업 집단은 지난해 32개에서 2개 늘어난 34개다. 추가된 기업은 HDC와 카카오다.
HDC는 지난해 재계 순위 46위, 자산 총액은 8조 원가량으로 준대기업 집단으로 분류됐다. HDC는 이번 공정위 조사에서 자산 총액이 전년도 보다 2조6000억 원가량 증가한 10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고 재계 순위는 33위까지 치솟았다.
앞서 HDC는 서울-춘천고속도로를 계열사로 편입하고 HDC㈜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산이 급증했다.
그룹의 주력인 주택사업이 성장에 한몫했다. 그룹의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주택사업을 통해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매출 4조3550억 원, 영업이익 498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26조382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에 해당한다. 매출을 감안하면 6년치 일감을 확보하는 등 신규수주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HDC가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면서 사회적 책임도 높아질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불공정한 거래로 지난 1월 공정위로부터 철퇴를 맞은 바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14년 7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총 257개 수급사업자에 하도급대금이나 선급금 등을 늦게 주면서 지연이자 등 총 4억4820만 원을 주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공정위는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HDC현대산업개발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억3500만 원을 부과했다.
또 정몽규 회장은 내부 거래를 통해 사익을 편취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룹 계열사인 아이콘트롤스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지은 아파트 등에 스마트홈 시스템을 공급한다. 아이콘트롤스의 최대주주는 정몽규 회장으로 지분율은 29.8%다.
이 회사는 2017년 전체 매출 2640억 원 가운데 1725억 원(65%)을 HDC현대산업개발을 통해 벌었다. 하지만 규제는 받지 않았다. 총수일가가 지분을 30% 이상 보유한 상장사(비상장사 20%)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시행되자 정몽규 회장은 지분율을 30% 미만으로 축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공정위가 사익편취 규제와 관련해 총수일가 지분율 기준을 상장 여부와 상관 없이 20%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황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정몽규 회장은 지분을 처분하거나 내부거래를 줄여야 한다.
HDC가 이번에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면서 향후 경영과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은 국가 산업발전을 위한 투자 및 생태계 마련에 힘써야 한다"면서 "대기업일수록 사회적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산 10조 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은 준대기업집단 규제에 더해 상호출자 및 순환 출자가 금지된다. 또 동일 기업 집단 내 금융사 의결권이 제한되고 공정위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관련 규제도 받게 된다.
앞서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는 자산 5조 원 이상 그룹을 대상으로 일괄 적용됐다가 2016년 6월 자산 10조 원 이상으로 기준을 높였다. 자산 5조원 이상~10조원 미만 기업은 준대기업집단으로 분류하고 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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