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소재 빌딩 4채 시가 850억 원…4년 만에 164억5000만 원 올라
[더팩트|이진하 기자] 화장품 로드샵 브랜드 신화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토니모리 배해동(61) 회장이 알고 보니 수백억대의 부동산 재력가로 확인됐다.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토니모리는 대내외 악재에 휘말려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반면 배 회장 소유의 부동산은 불과 4년 만에 수백억 원이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더팩트> 취재 결과 배해동 회장이 지난 2015년 자신의 명의로 사들인 서울과 경기 소재 빌딩 4채 가격이 4년 만에 구입 당시 685억5000만 원에서 850억 원으로 올라 약 164억5000만 원의 평가 이익을 낳고 있다. 2015년은 토니모리가 상장되던 해다. '토니모리는 그동안 적자 늪에 빠졌지만 배해동 회장은 회사 실적과 무관하게 부동산 재력을 자랑한다'는 업계 관계자의 제보 내용은 사실로 확인됐다.
배해동 회장의 빌딩을 취재하던 중 만난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에게 "빌딩이 저렴하게 나왔을 때 아주 잘 산 것"이라며 "배 회장이 사놓은 건물은 대체로 가격이 오르면 올랐지 앞으로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갓물주'에 오른 배 회장의 부동산 투자 안목에 감탄했다. '갓물주'는 '갓(God:신)'과 '건물주'를 합친 신조어로 건물주가 자신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의미로 건물주를 신(神)에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하지만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회사는 갈수록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 오너의 부동산은 점점 오르고 있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 했다.
◆ 배해동 회장, 개인 명의 건물 가격 상승 '진행 중'
배해동 회장은 지난 2015년 토니모리 상장을 전후로 총 4건의 건물을 사들였다. 토니모리 사상 가장 많은 건물을 구입했다. 건물 매입은 개인 단독 명의로 진행됐다. 4건의 부동산 중 하나는 토니모리 본사로 사용 중이고, 나머지는 투자목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가장 먼저 구입한 건물은 경기도에 있는 건물 두 채다. 2015년 5월 배해동 회장은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소재 상가 빌딩 두 채를 같은 날 각각 51억5000만 원과 61억 원에 매입했다. 두 건물은 안양과 군포는 물론 수원과 서울을 갈 수 있는 길목에 위치해 지리적으로 이점이 많은 곳이다.
먼저 호계사거리 가장 밖 빌딩은 대지면적 666.7㎡(약 202평), 연면적 4141.93㎡(약 1253평) 규모다. 지하 2층, 지상 7층 구조로 지어졌다. 빌딩에는 휴대폰 대리점과 부동산, 미용실, 치과 등이 입점해 있다. 이 빌딩은 매입 당시 61억 원이었지만, 현재는 5억 원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배해동 회장은 바로 옆 상가 빌딩도 함께 매입했다. 이곳은 대지면적 549㎡(약 166평), 연면적 2543.8㎡(약 769평) 규모에 지하 2층, 지상 7층 구조로 지어졌다. 매입 당시 51억5000만 원이던 해당 건물 가치는 그동안 4억5000만 원이 올라 현재 시세가 56억 원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건물 1층은 한의원과 내과, 휴대폰 대리점이 입점해있고 그 밖에 피부과, 내과, 치과 등 병원과 여행사가 입점해 있다.
배해동 회장의 안양 건물 매입을 도왔다는 부동산 중개인 A씨는 "정확한 금액은 실제 거래가 되지 않아 얼마라고 단정 지어 말할 수 없으나 그동안 많이 올랐고,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며 "상가 건물 뒤 아파트가 2년 후 완공되면 주변 주민도 늘어나니 당연히 오르지 않겠냐"고 말했다.
호계동 빌딩 주변 인덕원~수원복선 전철 노선 개통으로 호계사거리역 건립이 추가 확정돼 향후 시세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인근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배 회장이 개인 투자 목적으로 산 건물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배해동 회장은 같은 해 8월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에 있는 빌딩도 246억 원에 매입했다. 지하철 2·4호선 사당역 8번 출구 인근 빌딩으로 동작대로와 인접해 있다. 지하 1층, 지상 4층 구조 상가 건물인 이 빌딩은 대지면적 814.1㎡(약 246평), 연면적 2065.17㎡(약 625평) 규모를 지니고 있다. 현재 시세는 매입 당시보다 10억 원가량 오른 것으로 알려진다.
◆ 토니모리 신사옥·대치동 펜트하우스, '억' 소리 나는 시세 차익
현재 토니모리 신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소재 건물 역시 배해동 회장 개인 소유다. 이 빌딩도 2015년 7월에 매입해 신사옥으로 사용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이후 2년 만인 2017년 12월 토니모리 본사를 방배동에서 서초동으로 이전했다. 지하 3층, 지상 9층 구조인 이곳은 대지면적 1415.20㎡(약 428.1평), 연면적 7716.02㎡(약 3680.76평) 규모를 자랑한다.
오너 개인 빌딩에 법인이 입주한 셈이다. <더팩트>가 확인한 결과 토니모리 법인은 오너 건물에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건물은 배 회장 소유가 맞으며, 주변시세와 복수의 회계법인이 산정한 임대료를 공정하게 지급하고 있다"며 "지급하지 않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니모리 신사옥은 배해동 회장이 지난 2015년 금강제화로부터 327억 원에 매입한 곳이다. 이 빌딩은 지하철 2·3호선 양재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초 역세권이다. 배 회장은 이 건물을 통해 상당한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빌딩 부지는 3.3㎡당 약 1억 원가량이며, 토지값 428억 원과 건물 가격 45억 원을 합치면 본사의 총시세는 473억 원으로 추정된다. 매입 당시보다 146억 원 상승한 것이다. 양재역 인근 부동산 관계자 B 씨는 "경부고속도로의 진출입이 용이해 앞으로도 건물 시세는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배해동 회장의 개인 명의 건물은 단순 계산하더라도 850억 원의 규모가 된다. 많은 재산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의 건물은 단연 토니모리 본사다. 실제 이 건물은 회사가 어려워지기 시작한 2017년 5월 18일 첫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금액은 96억 원이다. 두 달 뒤인 7월 13일에는 120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총 216억 원이 근저당이 설정됐다. 현재 건물 시세에 비하면 절반이 되지 않는 금액이다.
배해동 회장은 토니모리가 성장하자 지난 2016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펜트하우스로 이사를 갔다. 배 회장이 부인과 자녀 공동명의로 도곡동 소재 빌라 '힐데스하임'을 49억8000만 원에 매입했다. 이 빌라는 19가구 1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배 회장이 거주하는 곳은 복층구조로 되어있는 펜트하우스다. 배 회장과 가족들이 소유한 호실은 공급면적 661㎡(약 210평), 전용면적 425㎡(약 129평) 규모의 복층형이다. 이 빌라에 2가구만 있을 정도로 초대형 평형대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에게 "복층형은 매물로 잘 나오지 않는다"며 "최근 70억 원을 주고 매입하겠다는 사람이 있었지만, 판다는 사람이 없어서 팔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힐데스하임은 전망이 좋고 내부도 최고급 자재로 구성돼 있어 '최고급 빌라'로 불린다"며 "복층 호실 같은 경우는 도곡동 타워펠리스 복층 호실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답했다.
◆'외우내환' 토니모리, '부녀 경영'으로 적자 탈출?
배해동 회장의 부동산 투자 솜씨와 달리 토니모리는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며 '부녀 경영' 논란까지 안고 있다. 토니모리의 적자는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됐다. 국내 내수 경기 침체와 사드 후폭풍으로 중국 관광객 축소에 따른 소비 감소 등 대내외 악재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7년은 1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두 배 이상 커진 51억 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여기에 최근 사내이사의 퇴임으로 또다시 부녀 경영 논란이 일고 있다. 배해동 회장의 딸 배진형(29) 이사는 올해 주주총회 전 대리에서 팀장(과장)으로 진급했다. 입사 4년 만에 해외사업부 팀장직을 맡아 부서를 진두지휘하는 것은 물론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회사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주주총회 직후인 3월 말 김재영 사내이사의 퇴임으로 경영의 핵심인 사내이사가 배해동 회장과 배진형 이사의 2인 체제로 바뀌었으며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 6월 홍현기 경영지원본부장(전무)이 사임하면서 사실상 배 씨 부녀가 사내이사를 맡아 이사회를 이끌어가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당시 부녀 사내이사 체제는 반 년간 지속된 바 있다.
배해동 회장은 로드숍의 신화를 써내려가며 2015년 빠르게 상장에 성공했다. 당시 시가총액 8300억 원을 기록하는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회사는 2017년 적자 늪에 빠졌다. 더불어 주주총회 전 오너가(家) 배당 잔치 논란에 휩싸이자 지난 3월 12일 배당 관련 내용을 정정하는 등 '적자 배당 꼼수 철회' 의혹을 남긴 바 있다.
당시 철회가 되지 않았다면 회사 주식을 32.12% 보유하고 있는 배해동 회장은 배당금 17억 원 중 12억4878만 원을 받을 예정이었다. 여기에 가맹점과 갈등이 장기화되는 등 각종 논란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자산은 매년 억 소리 나게 늘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토니모리는 화장품 시장의 침체로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여기에 가맹점주와 수수료 문제 등으로 갈등의 골이 깊은 상황에서 배 회장 개인의 재산 증식이 알려진다면 또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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