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인보사 안전성·유효성 유효…명찰 잘못 달아"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오랜 기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참담한 마음이 든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자발적 유통 및 판매중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형질전환세포(TC)의 새로운 내용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주성분이 허가 당시와 다른 이유로 2004년과 현재의 기술 수준 차이로 분석 결과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중간에 세포가 바뀐 적이 없었으므로 안전성과 유호성 문제는 없다는 것이 회사측 주장이다. 그러나 인보사 판매가 중지되자 일선 병의원을 비롯해 환자들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인보사는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이자 국산 신약 29호로 허가받았으며, 중간 정도 증상 무릎 골관절염의 치료에 사용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달 31일 인보사의 성분 중 하나인 형질전환세포가 'TGF-β1 유전가 삽입된 태아신장유래세포주(GP2-293세포)로 확인됨에 따라 이달 1일부터 인보사의 유통·판매를 자발적으로 중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세포는 동일…명칭만 바뀌었다
유수현 바이오사업담당 상무는 "인보사의 구성 성분이 바뀐게 아니라 세포의 명칭이 바뀐 것"이라며 "2004년 형질전환세포 특성을 분석했을 당시에는 연골세포의 특성이 발현돼 연골세포로 판단했으나 최신의 STR 검사법으로 수행한 결과 293유래세포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STR 검사는 유전체 및 유전자 검사법이다.
즉, 초기 개발부터 전임상과 임상 1~3상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동일한 성분을 사용했는데, 2004년 당시 기술로는 문제의 성분인 형질전환세포를 '연골세포'로 판단해 임상 및 허가 절차를 진행해왔지만, 2019년 최신 기술로 분석한 결과 'TGF-β1 유전가 삽입된 태아신장유래세포주(GP2-293세포)'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특히, 초기 개발부터 지금까지 인보사의 성분이 달라진 게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 초기부터 상업화에 이른 후에도 해당 세포의 명칭을 잘못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는 설명이다.
코오롱생명과학측은 15년만에 SRT검사를 수행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던 중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업체에서 생산한 인보사를 검증하는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2017년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을 당시에는 STR검사를 수행하지 않았냐는 의문도 제기됐지만, 국내의 경우 단일 생산 공장으로 검사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우석 대표는 이와 관련해 "미국 FDA에서도 STR검사는 필수가 아니지만, CMO에 맡기고 있는 인보사의 특성상 STR 검사가 필요할 것으로 자체 판단해 진행했다"며 "국내에서는 충주 공장에서 단일 생산하기 때문에 당시 해당 검사가 필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안전성·유효성 문제없지만, 납득할수 없는 상황 사죄 드려"
문제가 된 형질전환세포는 매개체의 역할일 뿐 체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아 인보사의 안전성·유효성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형질전환세포는 TGF-β1 유전자를 담아 매개하는 일종의 '주머니'다. TGF-β1이 체내 들어가는 순간 금세 사라지기 때문에 형질전환세포에 넣어 관절강에 주사한 뒤 서서히 발현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형질전환세포는 일정 기간 이후 체내에서 사멸된다. 비임상과 임상시험에서 형질전환세포의 잔류량을 파악했을 때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최초 임상시험 이후 현재까지 11년간 3548명에 투약했으나 주사 부위 동통 같은 이상반응을 제외하고 심각한 부작용 또한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개발 초기에 제기됐던 형질전환세포의 종양원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자 미국 FDA와 국내 식약처의 권고에 따라 방사선조사(방사선에 노출 또는 쬐는 것)해 안전성을 강화했다고도 부연했다.
또한 식약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도 안전성이 우려되는 부작용 보고가 없었고, 방사선 조사를 완료했으며 품목허가 시 제출된 독성시험 결과에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큰 우려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허가 당시 제출한 내용과 실제 의약품이 다르다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는 사죄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우석 대표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윤리성을 의심할 지도 모르겠다"면서도 "이 문제는 저희가 FDA나 다른 기관에서 요구받거나 의문 제기가 있던 게 아니었으며 저희가 스스로 파악해 신고하고 공표하는 일이라는 점을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발표로 판매 중지될 가능성도 인지하고 적잖은 파문이 일 것도 알았지만 '정도'로 가기 위해 빠르게 조치했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한점의 의혹이 없도록 해결해내가겠다"고 덧붙였다.
◆ 예약 취소 등 환자는 불안
코오롱생명과학 측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선 병의원과 환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현재 인보사가 납품되고 있는 병·의원은 443개소로 유전자치료제 투약 가능 병·의원은 총 912개소에 달한다. 현재 인보사는 임상시험에서 145명에게 투여됐으며, 판매 후 투여 건수는 2월 말까지 3403건으로 집계됐다.
병원업계에 따르면 인보사 시술을 진행했던 병원들은 홈페이지와 고객센터를 통해 인보사 제조·판매 중지에 따른 시술 중단을 알리는 등 환자불만 최소화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병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보사 시술 예약건을 취소하고 환자들에게 다른(대체) 치료 의향이 있는 지 묻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소식을 접한 환자들이 불안함에 병원으로 전화를 걸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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