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회장, FI협상·외연 확장 등 주력
[더팩트｜이지선 기자] 교보생명이 신창재 회장과 윤열현 보험총괄사장 두 명의 각자대표 체제로 돌입한다. 신 회장이 외연 확장 및 외부 환경에 중심을 둔다면 윤 사장은 내실을 담당할 전망이다.
29일 교보생명은 광화문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윤열현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7일 신창재 회장에 집중된 업무를 분담하고자 보험총괄담당 사장으로 임명된 데 이어 대표이사로 임명되면서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교보생명은 앞으로 신창재 회장과 윤열현 사장이 함께 경영을 이끌게 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각 부문의 의사결정은 신 회장과 윤 사장이 공동으로 결정하고 일상적 의사결정은 윤 사장이 맡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열현 사장은 1958년생으로 교보생명 입사 후 지점장부터 영업지원팀장, 마케팅담당 등 보험 영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특히 지난 2005년 교보생명이 도입한 FP지점 체제를 정착시키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 윤열현 사장은 회사 경영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신창재 회장은 외연 확장 및 신사업 진출 등에 주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신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FI)들과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고, IPO(기업공개)도 추진해야 하는 만큼 이에 집중하기 위해 윤 사장에게 내부 경영을 맡기기로 결정한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현재 교보생명의 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 등은 대한상사중재원에 풋옵션 관련 중재를 신청한 상태다. FI들은 신 회장에게 지분 공동 매각 이행 방안을 요구했지만 이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해 중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FI측이 풋옵션을 행사하기로 하면서 산정한 가격은 주당 40만9000원 수준으로 약 2조 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측은 과도하게 높은 가격 책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창재 회장 또한 계약 무효 소송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중재를 신청하더라도 철회가 가능하기 때문에 FI들과 협상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중재기간이 통상 6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에 늦어도 연내에는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다만 그렇게 되면 교보생명의 연내 상장도 어려워진다. 소송이 진행중일 때는 거래소에서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초 목표했던 올해 9월 상장을 위해서는 최소 5월까지는 예비심사에 착수해야 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신창재 회장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디지털 혁신을 통한 신사업 진출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미래 먹거리 전략에 힘쓸 것"이라면서 "지분 협상 및 풋옵션 관련 사항은 신 회장이 직접 해결해야 하는 문제고, IPO 추진을 위해 협상을 최대한 합리적인 수준에서 빨리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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