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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물러나라" 시끌했던 KT 주총, 황창규 퇴진 요구 속 40분 만에 종료

  • 경제 | 2019-03-29 10:50
29일 KT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 앞에 여러 단체의 시위가 진행돼 경찰 등이 배치됐다. /우면동=서민지 기자
29일 KT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 앞에 여러 단체의 시위가 진행돼 경찰 등이 배치됐다. /우면동=서민지 기자

KT 주총, 이사 선임 등 5개 안건 모두 통과

[더팩트ㅣ우면동=서민지 기자] KT 정기 주주총회가 약 40분 만에 종료됐다. 황창규 KT 회장에 대한 퇴진 요구 등 주주들의 빗발치는 원성에도 주총은 순식간에 마무리됐다. KT를 둘러싼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주주들의 불만은 극에 치달았다.

KT는 29일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주총장 내부 취재가 가능했지만, 올해는 언론사 출입이 통제됐다.

주총장은 시작 전부터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측은 경찰버스 8대와 8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KT 또한 경호인력을 동원해 철통보안에 나섰다.

주총장 밖은 시위의 장이 됐다. KT가 특혜 채용에 휘말려 있는 데다 황창규 KT 회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연루되면서 진실 규명과 황창규 KT 회장의 퇴진 요구 등이 빗발쳤다. 민주노총전국공공운수노조, KT전국민주동지회, KT노동인권센터, KT업무지원단철폐투쟁위원회, KT황창규체포단, 청년정당 미래당(우리미래) 등 여러 단체들의 농성이 이어졌다.

우리미래 측은 KT의 특혜채용과 관련해 "KT가 자체적인 진상조사단을 꾸려 국민들의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 사랑받는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촉구한다"며 "또한 국회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채용비리 국정조사'에 KT를 포함해 전면적인 진실규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KT 특혜 채용 의혹과 황창규 KT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인해 주총장 내부에서 황 회장의 퇴진 요구 등이 빗발쳤다. /우면동=서민지 기자
KT 특혜 채용 의혹과 황창규 KT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인해 주총장 내부에서 황 회장의 퇴진 요구 등이 빗발쳤다. /우면동=서민지 기자

주총이 시작되자 고성은 더욱 커졌다. 의장을 맡은 황 회장이 주총을 진행하려 하자 곳곳에서 "범죄자",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 주주는 "5G 광고를 하면 뭐하냐, 지난해 아현지사 화재를 시작으로 매일 뉴스에서 KT 채용비리부터 황창규 회장의 불법적 로비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황 회장이 경영비리와 불법에 대해 책임 지고 물러나야 하며, 그래야 주가가 올라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아현지사 화재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더 나은 국민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완전한 복구와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채용비리, 정치 자금법 위반 등에 대해서는 "다른 이야기는 이 자리에서 논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황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어졌다. 또 다른 주주는 "이석채 전 회장이 채용 비리로 조사를 받고, 황 회장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돼 수사를 받고 있다"며 "아현지사 화재의 경우 이미 350억 원이 나갔는데, 소송이 진행될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니 참담하다"고 전했다.

이어 "곧 청문회가 열리는데, 더 이상 변명하지 말고 솔직하게 답했으면 좋겠다"며 "국민 기업 KT를 생각한다면 이 자리에서 용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안건과 무관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29일 KT 주주총회가 끝나고 주주들이 주총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우면동=서민지 기자
29일 KT 주주총회가 끝나고 주주들이 주총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우면동=서민지 기자

혼란 속에도 주총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5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배당금은 전년보다 100원 증가한 주당 1100원으로 확정됐으며, 사내·외 이사는 각 2명씩 총 4명이 뽑혔다. 김인회 KT 경영기획부문장 사장과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사장이 사내이사로, 성태윤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제학부 교수와 유희열 부산대학교 석좌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한편 2연임을 고사한 황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차기 CEO 선임에 대해 언급했다. 황 회장은 "올해 차기 CEO 선임을 준비해야 한다"며 "CEO 선임 절차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공정하고 균형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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