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앤스타

[TF현장] 이우현 OCI 사장 "말레이시아는 제조업하기 좋은 조건"

  • 경제 | 2019-03-26 15:41
이우현 OCI 사장(가운데)이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OCI 서울 사옥에서 열린 제4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매무새를 다듬고 있다. /소공동=이한림 기자
이우현 OCI 사장(가운데)이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OCI 서울 사옥에서 열린 제4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매무새를 다듬고 있다. /소공동=이한림 기자

바이오·도시개발 등 신사업 진행 상황도 밝혀…주총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

[더팩트 | 소공동=이한림 기자] 이우현 OCI 사장이 주주총회(주총)에서 지난해 실적 부진 타개책으로 국내보다 가동비용 부담이 적은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동시에 임상실험을 앞둔 바이오사업과 13년 만에 부지 개발 승인이 난 도시개발사업 등 신사업의 진행 상황도 공개했다.

이 사장은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소공동 본사 강당에서 열린 '제45회 OCI 정기주총'에서 주주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 현황과 올해 목표를 밝혔다. 특히 이 사장은 지난 2017년 인수한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의 증설 목적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을 국내보다 가동 비용 부담이 덜한 말레이시아의 생산능력을 확대해 상쇄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 사장은 주총 후 기자와 만나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 목적에 대해 "제조업을 한다는 게 인건비도 있지만 전기요금 등 공장을 가동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소모된다. (이런 차원에서)말레이시아는 제조업을 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이라며 "일 년에 전기료를 3000억 원 가량 쓰고 있는데 전기요금이 5% 올라가면 영업이익이 150억 원 줄어든다. 말레이시아는 부지도 정부가 제공해주고 한국보다 전기요금도 3분의 1가량 저렴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군산공장에서 희망퇴직을 신청받는 등 폴리실리콘 생산의 무게중심을 말레이시아로 다 옮기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군산도 소중한 인력인데 하루아침에 다 문을 닫고 갈 수는 없다"며 "(생산의) 무게중심을 옮기되 점진적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우현 OCI 사장이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OCI 서울 사옥에서 열린 제4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OCI의 지난해 주요 경영 현황과 올해 목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소공동=이한림 기자
이우현 OCI 사장이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OCI 서울 사옥에서 열린 제4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OCI의 지난해 주요 경영 현황과 올해 목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소공동=이한림 기자

◆ 이우현 사장, 직접 PT 담당하며 주주 호응 이끌어…바이오·도시개발 등 신사업 진행 상황과 안전관리 방향도 공개

이날 이 사장은 회사의 경영현황과 향후 목표를 밝히는 자리에서 직접 연사로 등장해 주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특히 이 사장은 지난해 태양광 업항 악화의 타개책으로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 증설과 카코 한국법인 인수에 따른 역할, 현대오일뱅크와 합작사인 HOC의 생산능력 확대 방안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주주들을 독려했다.

이 사장은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을 통해 7만9000톤으로 늘려 원가를 절감하고, 모노웨이퍼 및 반도체 웨이퍼용 고순도 폴리실리콘 판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며 "카코 한국법인 인수를 통해 기존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형태로 확대하고, 현대오일뱅크와 합작사인 HOC의 카본 블랙 생산능력을 4분기까지 100만 톤에서 150만 톤으로 늘려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신사업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태양광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화학업체인 OCI는 지난해부터 바이오와 도시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바이오 사업은 지난해부터 췌장암 치료제 후보물질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OCI의 전신회사인 구 동양제철화학 공장 터가 위치해 있는 인천 미추홀구 용현학익지구 내 약 154만6792㎡(1만3149세대) 부지에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지만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환경문제로 갈등을 겪으며 2004년 3월 이후 중단된 상황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부터 췌장암 치료제 후보물질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에 전략적으로 투자한 결과 올해 임상실험을 앞두고 있다. 아직 후보물질이지만 (임상실험 등이)성공하면 고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며 "인천 용현 학익 부지 도시개발 사업도 13년 만에 승인이 났고, 2013년도에 5000억 가까운 세금을 물었던 것도 4년 반동안 소송을 거쳐 승소해 세금을 돌려받았다. 도시개발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를 없앴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사장은 최근 연이어 발생한 군산공장 사고에 따른 안전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프로젝트명 '세이프티2020'를 통해 OCI만의 새로운 안전환경 관리법을 만들어 다시는 현장에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군산공장에서 소량의 STC가스가 유출되며 지역 주민분들과 군산 공장 임직원분들을 불안하게 만들어서 송구하다"며 "가스 유출에 대한 재산피해는 1000만 원 수준밖에 되지 않았지만 두달반동안 공장 가동이 중단되며 약 200억 원 이상의 잠재적 피해를 입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같이 일하는 임직원들이 안전하게 일해야한다는 게 중요했다. 업계 최고 수준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시도해보지 않은 안전환경 관리법을 도입하겠다"

OCI는 이날 주총에서 3명의 신규 이사를 선임했다. 김택중 OCI COO(왼쪽부터)는 사내이사로, 안미영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겸임교수와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등 3명의 신규 이사 선임가 선임됐다. /소공동=이한림 기자
OCI는 이날 주총에서 3명의 신규 이사를 선임했다. 김택중 OCI COO(왼쪽부터)는 사내이사로, 안미영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겸임교수와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등 3명의 신규 이사 선임가 선임됐다. /소공동=이한림 기자

한편 이날 OCI는 ▲제45기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정관 변경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5개 안건을 주총에 참석한 주주 의결을 통해 모두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사 선임의 경우 3명의 신규 사내 및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사내이사에는 김택중 OCI COO를 신규 선임해 이우현, 백우석, 김택중 3인 이사체제를 꾸렸다. 안미정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겸임교수와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 등 2명은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이상승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은 임기만료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만 배당액은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보통주 1주당 850억 원으로 전년(1주당 1950원)에 비해 56.4% 낮아졌다. 이사보수한도는 지난해와 동일한 80억 원으로 책정됐다.

한 주주는 "지난해는 다소 미진했지만 여러 성과를 위해 임원들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외 주총장에 참석한 모든 주주들은 이사진을 독려하는 것으로 입을 모았다. 출석 위임을 포함한 출석 주주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수의 53.9%인 605명이었다.

이사회 의장인 백우석 OCI 부회장은 "지난해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은 중국의 갑작스러운 태양광 정책 변화로 인해 베이직케미칼 사업부의 핵심 품목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며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OCI이지만 올해에도 주요 미중분쟁의 장기화와 주요 국가의 경기 둔화로 많은 부침이 예상된다. 최근 태양광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올해 성장세는 지난해보다 낙관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kun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