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직원과 노조원, 주총장 출입 두고 신경전 벌이기도
[더팩트 | 대치동=이한림 기자] 포스코가 3년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힌 '2019년 포스코 정기 주주총회(주총)'가 열린 날, 주총 장소 안팎에서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주총장 내부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이사 선임 등 모든 안건들이 원안대로 처리된 반면, 외부에서는 첫 상경 집회를 연 포스코 노조가 주총장 출입을 두고 보안직원들과 신경전을 벌이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15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51회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들을 맞이했다.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이사회를 통해 상정된 안건을 처리하고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는 등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주총을 주도했다.
이날 최정우 회장은 이사회를 통해 상정된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전자증권제도 도입, 외부감사인 선임, 주주 대리인 자격 제한 삭제 등과 관련된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장인화 사장, 전중선 부사장, 김학동 부사장, 정탁 부사장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의 건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정문기 성균관대 경영대 교수,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에 대한 사외이사 선임의 건 △정문기 사외이사에 대한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100억 원의 이사의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의안들을 원안대로 처리했다.
지난해 실적 보고를 맡은 전중선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 부사장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2016년 10.8%, 2017년 10.2%, 2018년 12.4% 등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배당은 작년보다 2000원 오른 주당 1만 원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최정우 회장은 "철강 수요 정체와 가격 하락 기조 대응을 위해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실질적 원가 절감 활동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며 "특히 신성장 부문의 핵심 사업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글로벌 '톱'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설비 강화, 연구개발, 고객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며 말했다.
반면 포스코센터 건물 밖은 고성이 오가는 등 내부와 전혀 다른 분위기가 이어졌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소속 포스코 노조원들이 주총장 출입을 두고 보안직원들과 신경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날 포스코센터는 일찍이 주총이 열릴 이날 포스코 및 한국노총 포스코노조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처음으로 상경해 주총투쟁집회를 연다고 밝혔기 때문에 경찰과 취재진들이 장소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포스코도 노조의 첫 상경 집회를 의식한 탓인지 100여 명의 보안 직원들을 고용해 포스코센터 정문과 후문을 통제했다. 주총에 참석하는 주주들과 포스코센터로 출근하는 포스코 직원들의 신분을 철저히 확인하고 출입 장소로 옆문만 개방하는 등 출입통제를 강화했다.
옆문으로 모인 포스코지회 노조원들은 주총이 시작되기 전부터 포스코센터를 통제하고 있는 보안직원들과 대립했다. 한 노조원은 최정우 회장을 애타게 찾기도 했으며 다른 노조원은 건물 창문을 통해 자신들을 촬영하고 있는 포스코 직원들에게 "초상권 침해니 사진찍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내부에서 주총이 진행되는 동안 포스코 보안직원들과 신경전을 벌이던 100여 명의 포스코지회 노조원들은 포스코사거리 쪽으로 자리를 옮겨 오전 10시부터 예고된 결의대회를 시작했다. "포스코는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를 노조로 인정하고 대화에 나서라", "금속노조 입회하에 산업안전시스템을 전면 혁신하라", "포스코의 사내하청 사용은 불법파견이라는 광주고등법원의 판결 즉각 이행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양기창 포스코지회 노조 부위원장은 "투쟁 없는 결의 없고, 결의 없는 투쟁 없다"며 "포스코가 주총에서 주식 보유자의 출입을 막고 있다. 최정우 회장과 대항노조(한국노총 포스코노조)는 규탄돼야 하고 포스코는 포스코지회를 노조로 인정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포스코 관계자는 "노조라고 무조건 출입을 막는 게 아니다"며 "참석장이 있으면 출입이 가능한데 참석장도 없이 무턱대고 주식이 있다고 우기면 통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앞서 현대제철 생산·기술부문 담당 사장에 선임된 안동일 전 포스코 부사장의 이직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최 회장은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의 안 사장의 이직이 옳은 일이냐고 묻는 질문에 대해 "국내 철강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현대차그룹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기술 노하우 유출 우려는)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만약에 영업기밀 유출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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