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고층 빌딩' '대기업 회장실이 있는 곳' '사원증을 목에 건 샐러리맨들의 일터'···. 내로라하는 대기업 본사 건물을 떠올릴 때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들은 사실 '친숙함' 보다 '낯설고, 딱딱하다'는 쪽에 가깝다. 우리 일상과 멀지 않은 곳에, 일주일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지만 의외로 대기업 본사 건물을 방문한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생기는 선입관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실제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대기업 본사 건물은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독특한 외형 디자인부터 내부에 마련된 각종 문화공간까지 다양한 특색을 갖추고 있다. <더팩트>는 개성 있고, 특색 있는 즐길 거리와 다양한 볼거리를 갖춘 기업들의 본사 '문턱'을 넘는 시리즈를 통해 기업들이 추구하는 경영 가치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130년 통신 역사부터 세계 첫 상용화 앞둔 차세대 이동통신 5G까지 한눈에
[더팩트ㅣ이성락·서민지 기자] 3·1운동부터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서울 광화문 인근은 한국 민중사가 쓰인 역사적인 장소 중 하나입니다. 600년 역사를 품은 광화문 광장은 현재 많은 시민이 찾는 만남의 장소이자, 또 향후 많은 세계인이 방문하는 명소로 거듭나기 위해 계속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죠.
이러한 상징성과 서울 강북의 교통 중심지라는 특성에 따라 광화문 인근에는 많은 기업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동통신사 KT의 광화문 사옥도 이곳에 있죠. 지난 8일 찾은 KT 광화문사옥에서는 나들이 도중 잠시 쉬어가는 '통신 카페'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통신'을 방문객들에게 쉽게 설명하려고 한 KT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130년 통신의 역사부터 세계 첫 상용화를 앞둔 차세대 이동통신 5G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KT 광화문사옥은 '통신 박물관'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KT 광화문사옥은 여느 대기업 건물처럼 보안이 철저한데요. 출입 카드가 없는 외부 출입자는 1층에서부터 내부로 들어서는 것이 통제됩니다. 입구 경비원도 항시 대기 중이라 딴짓(?)을 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죠. 이는 광화문사옥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KT 건물에 해당됩니다. 국방·소방·경찰·금융, 나아가 국민 생활에 영향력이 큰 통신을 다루는 시설인 만큼 보안이 굉장히 중요하죠.
그렇다고 문을 꽉 닫고 있진 않습니다. 광화문사옥 1층 한쪽에 자리 잡은 KT스퀘어는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데요. 먼저 KT스퀘어로 들어가면 다양한 최신 스마트폰 제품을 마주합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스마트폰을 만져보는 체험존이 꾸려져 있는 것이죠. 마음에 드는 스마트폰이 있다면 즉시 구매 및 개통도 가능합니다. 이날 KT스퀘어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굉장히 분주했는데요. 아마 삼성전자 신제품 '갤럭시S10' 시리즈가 출시됐기 때문일 테죠.
KT스퀘어를 '통신 카페'로 평가한 이유는 실제로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최신 스마트폰과 다양한 KT 서비스를 체험하다가 조금 지치면 커피를 주문한 뒤 자리를 잡을 수 있죠. 개인적으로 일반 브랜드 카페에서 판매하는 커피와 음료보다 1000원~2000원가량 저렴해 만족스러웠습니다. KT스퀘어에는 휴대전화 충전기도 다수 배치돼 있어 급할 때 무료로 활용할 수 있죠.
단순히 통신 관련 서비스를 체험하는 것을 넘어 더욱더 '통신'과 가까워지고 싶은 방문객을 위한 공간도 마련돼 있습니다. 2층에 있는 갤러리존으로 가면 우리나라 130년 통신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데요. 사실 KT스퀘어의 진가가 발휘되는 곳이 바로 갤러리존이죠. 내부는 '박물관'처럼 꾸며져 있는데요. 이곳을 둘러보면 대한민국 근대화를 이끈 전기통신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2층 갤러리존은 우리나라 통신의 시작인 한성전보총국(1885년) 개국 당시부터 스마트폰을 통해 만물이 소통하는 현시대까지 모두 담고 있는데요. 특히 우리나라가 통신 강국으로 올라서는 등 발자취를 확인하면서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근대동산유물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벽걸이형 전화기' '이중 전보 송신기' '음향인자 전신기' '인쇄 전신기' '무장하 케이블 접속장치' 등 기술적·사료적 가치가 큰 유물들도 직접 만나볼 수도 있죠.
KT가 이러한 공간을 운영하는 건 대중과 더 가까워지기 위함인데요. KT 관계자는 갤러리존 운영 배경과 관련해 "KT 갤러리 130'에는 한국의 130년 통신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 통신 기술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KT를 넘어 '통신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우리나라의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곳이다"고 말했습니다. 통신은 우리 생활에 밀접한 기술이지만, 원리와 시스템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동통신사들이 고객들에게 '기술 우위'를 설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KT는 고객들이 자사 기술과 서비스를 친숙하게 느끼도록 만들기 위해 KT스퀘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거죠.
KT는 최근 5G 서비스 알리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5G 상용화 이후 벌일 경쟁사와의 경쟁을 앞두고 자사 5G 서비스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이죠.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에서는 호텔 투숙객이 주문한 편의서비스를 로봇이 자율주행으로 배달하는 5G 'AI 호텔 로봇'을 선보이는 등 5G 상용화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당시 KT는 5G 네트워크와 접목을 통해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죠. KT스퀘어에도 'KT 5G'를 알리기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습니다. KT 관계자는 "최근 5G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KT스퀘어 5G 체험존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5G 체험존에서는 실제로 5G 상용화 서비스를 미리 체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5G 체험존을 찾은 한 방문객은 "그동안 5G 시대에 무엇이 달라지는지 막연한 생각이 들었는데 이곳을 방문해 보니 좀 더 새로운 이동통신 시대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는데요. 이곳에서는 향후 KT가 새롭게 내놓거나 좀 더 고도화시킬 5G 콘텐츠 및 서비스를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객들은 ▲인공지능 분석과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해 위험 상황을 즉시 알려주는 지능형 보안 서비스 '기가 아이즈' ▲IoT와 지능형 분석 엔진을 활용해 재난을 감지하고 대응하는 재난안전 플랫폼 '기가 세이프' ▲에너지 생산부터 소비까지 실시간 맞춤형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에너지 관제 센터 '기가 에너지' ▲KT가 통신사 최초로 선보인 가상현실(VR) 서비스 '360 VR' 등에 대해 설명 듣고 직접 체험할 수 있죠.
지금까지 KT 광화문지사에 있는 KT스퀘어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5G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 이곳 역시 새로운 형태로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광화문 일대를 돌아다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KT스퀘어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5G 기술이 가져올 미래상, 나아가 통신의 역사를 확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rocky@tf.co.kr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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