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삼성·롯데카드, 현대차 최종 의견 기다리는 중…남은 협상에 영향 미칠 듯
[더팩트|이지선 기자] 카드사들이 현대차와의 수수료 협상에서 한발 물러섰다. 마지막까지 수수료율을 조정하던 신한·삼성·롯데카드도 현대차가 제시한 수수료 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로 협상기한이 종료돼 현대차와의 가맹 계약이 끝난 신한·삼성·롯데카드도 현대차가 제시한 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현재 현대차에 통보했던 인상안보다는 낮은 수준의 수수료율 받아들이기로 했고 현대차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 8일 수수료율을 1.8% 초중반대에서 1.8% 후반대로 올리는 조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카드사들이 제시한 1.9% 후반대 수수료율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이에 KB국민·현대·하나·NH농협카드가 현대차의 조정안을 먼저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비씨카드도 현대차의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한 바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고객 불편 등을 고려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수수료 협상을 마무리짓기 위해 현대차의 조정안을 수용했다"며 "현대차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수수료를 놓고 끝까지 대립하던 대형 카드사마저 현대차에 한발 물러서서 결국 카드업계가 두 손을 들게 됐다. 이는 당초 예고된 것과 다름없었다. 대형 가맹점이 협상력에서 사실상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번번이 불거졌던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율 줄다리기는 항상 대형 가맹점의 승리로 끝을 맺었다.
카드사 노동조합이 금융당국의 적격비용(원가) 재산정 당시 연매출 500억 원 초과 가맹점의 수수료 인상도 법으로 정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이러한 배경을 고려한 것이었다. 비록 금융당국이 500억 원 초과 가맹점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지만 역진성을 해소하라고 주문했음에도 카드사에 힘을 실어주기에는 역부족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인상을 한목소리로 밀어붙이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으로 비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각 카드사와의 사적 협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만큼 대형 가맹점이 우위를 점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현대차와의 협상에서 카드사가 지고 들어간 만큼 앞으로 남은 대형가맹점들과의 협상에서도 불리한 고지에 놓일 것이라는 시선이 제기된다. 특히 이동통신 3사와의 협상에서 현대차와의 '전례'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애초부터 을의 입장인 카드사가 초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려받기는 불가능한 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며 "이번 사태로 앞으로 남은 대형가맹점과의 협상도 난항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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