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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회장님 #소통 #친밀감, 대기업 변신 '진행형'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달라진 회장님, 구내식당서 직원과 셀카 찍고 행복 토크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회장님, 우리 사진 한 장 찍을까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일 점심을 먹기 위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구내식당을 찾았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구내식당에서 만난 임직원의 요청에 따라 만남을 기념하는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사실 롯데 임직원과 신동빈 회장의 '구내식당 만남'은 그리 특별하진 않다. 롯데지주·롯데물산·롯데케미칼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신동빈 회장을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구내식당에서 주로 식사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17년 8월부터 롯데월드타워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게릴라 소통'으로도 유명하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쉴 틈이 생기면 이를 직원들과 만나기 위한 시간으로 활용한다. 롯데 신입 직원 환영 행사와 롯데케미칼 채용 면접 현장을 '기습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한 것이 대표적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정해진 일정에만 국한되지 않고 시간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직원들과 만나려고 한다"며 "만나는 직원들에게 항상 존대하고,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도록 수행원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의 이러한 행보는 '사랑받는 기업문화' 만들기의 일환이다.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기업은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 아래 직접 활발한 소통에 나서는 것이다. 롯데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홍보 모델을 자처,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시도다.

임직원들과 만남은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내실 다지기' 차원이다. 신동빈 회장의 목표는 롯데가 고객·파트너사·임직원 모두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롯데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기업문화개선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그룹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LG 등 다른 국내 주요 기업들의 총수들도 '소통 문화 전파'에 방점을 찍고 이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의도는 같다. 수직적 조직문화를 타파하고 소통이 자유로운 새로운 형태의 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신동빈 회장보다 먼저 '셀카 소통'으로 주목받은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그는 새해 첫 사내 일정으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을 마친 뒤 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만났다. 이재용 부회장은 직원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흔쾌히 포즈를 취하는 등 격의 없이 직원들과 소통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위부터) 등도 올해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독자,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위부터) 등도 올해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독자,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제공

지난해 9월부터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도 권위의식을 내려놓고 격의 없이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달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내부 소통을 위해 직접 동영상에 출연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동영상에서 캐주얼 차림으로 나타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수소전기차 넥쏘 운전석에 앉아 자율주행을 직접 시연하고 '친한 회사 선배' 입장에서 2011년, 2012년 신입사원 연수회 때 만난 직원들에게 과장으로 승진한 것을 축하하기도 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강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이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임직원의 복장 전면 자율화와 아이돌 등 '젊은 문화'를 활용한 마케팅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발맞춰 젊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재계에서 '미스터 소통'으로 불린다. 최태원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임직원을 100회 이상 만날 것"이라고 밝힌 뒤 '행복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행복토크'는 한 가지 주제를 정해놓고 최태원 회장과 수백 명의 임직원이 솔직하게 문답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최태원 회장은 회사 주요 임원들에게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수직적인 직급 체계에서 벗어나 보다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어 직원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제고하라는 특명이다. 이에 SK그룹 계열사들은 과거 형태의 직급을 폐지하고, 직급별 차종 제한이 없는 '공용 기사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소통이 활발한 조직문화 구축을 원하고 있다. 앞서 구광모 회장은 국내 석박사 R&D 인재들과 만나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등 올해 첫 공식 일정으로 '내부 소통'을 택했다. 최근에는 그룹 내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분기마다 임원들이 모여 강의를 듣는 'LG 임원세미나' 대신 한 달에 한차례 'LG 포럼'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구광모 회장도 일반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구내식당을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구광모 회장은 그룹 내에서 자신을 '회장' 대신 '대표'로 불러 달라고 당부하는 등 직위보다 직무를 중시하는 경영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변화를 시도하는 건 과거처럼 경직된 조직문화를 고집하다간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내부적으로 인재를 묶어둘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그룹 총수가 직접 외부적으로 소통 행보를 보이면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는 동시에 큰 틀에서 경영 방향을 공유하며 임직원·고객들과 친밀감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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