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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 vs 미래에셋운용, 한투證 vs NH證…노동부 기금 유치 '빅매치'

  • 경제 | 2019-02-19 06:03
고용노동부의 20조 원에 달하는 산재보험기금을 유치하기 위해 기존 전담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왼쪽)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빅매치'가 예고되고 있다. /더팩트 DB
고용노동부의 20조 원에 달하는 산재보험기금을 유치하기 위해 기존 전담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왼쪽)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빅매치'가 예고되고 있다. /더팩트 DB

산재·고용보험기금 유치전 '치열'…삼성운용·한투證, 운용사 유지할까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약 30조 원에 달하는 고용노동부 기금을 유치하기 위한 금융회사들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4년 전보다 많은 금융투자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전담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증권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바로 이들의 쟁쟁한 경쟁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8일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산재·고용보험기금의 여유자금 전담운용기관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게시했다. 오는 20일까지 제안서 접수를 받으며 이후 자격심사(정량평가)를 통해 상위사를 추린 후 정성평가를 거쳐 협상적격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전담운용사로 선정되는 곳은 오는 7월부터 2023년 6월 30일까지 기금 운영을 맡게 된다. 현재 산재보험기금은 삼성자산운용이 맡고 있으며 운용 규모는 18조805억 원이다. 고용보험 운용 규모는 10조4964억 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이 전담운용사를 맡아 자금을 관리 중이다. 두 회사는 2015년 4월 전담운용사로 선정돼 오는 6월 말 지위가 만료된다.

4년 만에 돌아오는 전담운용사 선정인만큼 업계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기금의 자금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는 것은 물론 유치만 하면 수수료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자금의 규모가 커진 만큼 복수 전담운용사를 선정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제안서 설명회에서 약 20곳에 달하는 금융사들이 참석했다. 특히 산재보험기금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기존 전담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 외에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또 고용보험기금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을 포함해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비해 이들 증권사와 운용사들은 지난해부터 장기적으로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을 잡기 위한 관련 부서를 신설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20일까지 산재·고용보험기금의 여유자금 전담운용에 대한 제안서 접수를 받으며 이후 자격심사(정량평가)를 통해 상위사를 추린 후 정성평가를 거쳐 협상적격사를 선정한다. /더팩트DB
고용노동부는 오는 20일까지 산재·고용보험기금의 여유자금 전담운용에 대한 제안서 접수를 받으며 이후 자격심사(정량평가)를 통해 상위사를 추린 후 정성평가를 거쳐 협상적격사를 선정한다. /더팩트DB

한화자산운용은 플랫폼사업본부를 신설해 조직을 정비했으며 KB자산운용도 지난해 OCIO 본부를 신설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은 비교적 일찌감치 OCIO 시장에 자리잡았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중순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전담 위탁 운용 기관에 선정되며 OCIO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또한 최근에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해당 기금을 잡기 위한 사전작업에 이미 돌입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조직개편을 통해 OCIO 관련 팀을 신설하는 등 고삐를 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산재보험기금을 두고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고용보험기금을 놓고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빅매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17년 기금운용평가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성과를 냈다. 당시 삼성자산운용이 맡고 있는 산재보험기금은 기금평가에서 '보통'을 받았다. 이는 전년 대비 한 단계 떨어진 성적이다.

다만 지난 2002년 연기금투자풀 전담운용사를 시작으로 쌓아온 OCIO 운영 및 운용 경험의 축적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자부하고 있다. 게다가 민간부문 OCIO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해 업계 최초로 OCIO 사업본부를 신설했고 올해는 기금사업의 시너지 창출과 시장 확대를 목표로 기금사업담당을 신설해 전사적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기자본 규모가 1조4000억 원 규모로 업계 1위인 데다가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다양한 부분에서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글로벌자산배분 업무를 해내는 투자회사다. 현재 투자플랫폼운영본부가 기금운용을 전담하고 있으며 미래에셋 투자플랫폼을 통해 이미 차별화된 OCIO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부동산, SOC, PEF 등 대체투자부문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는 수탁고 110조 원의 금융회사이며 이는 국내 연기금 등에서 위탁받은 최대 규모"라면서 "타사를 의식하기보다는 당사의 역량을 잘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왼쪽)과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주택관리기금에 이어 이번 고용노동부의 고용보험기금을 두고 '리턴매치'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팩트 DB
한국투자증권(왼쪽)과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주택관리기금에 이어 이번 고용노동부의 고용보험기금을 두고 '리턴매치'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팩트 DB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년간 기금을 운용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2014년 1.77%에 불과했던 기금 수익률은 한국투자증권이 운용을 맡은 이후 상승곡선을 탔고 2017년에는 6.4%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담당 사무관이 기획재정부로부터 표창을 받았던 것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결과다.

또한 기금 전담운용사 평가항목에 투명성도 거론되고 있는 만큼 최근 발행어음 논란에 휩싸인 한국투자증권이 무탈히 이번 심사 과정을 넘길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기금 경쟁에 있어서 보통 정량평가에서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심사위원들이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는 정성평가는 주요 관문이나 다름없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이 정부 기금을 운용할 자격이 있음을 심사위원들에게 어떻게 설득하는지가 중요한 셈이다. 하지만 이번 기금 유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한 만큼 한국투자증권은 더욱 신중한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PT(프레젠테이션)경쟁이 있기에 상세한 설명은 어렵다"면서 "내부적으로 열심히 준비 중"이라며 최대한 말을 아꼈다.

이에 반해 지난해 7월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국토교통부 주택관리기금 전담운용사 자리를 꿰찬 '도전자' NH투자증권은 초대형 IB(투자은행)로서 경쟁사 대비 뛰어난 소싱 능력을 자부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말 기준 일임형 ISA 누적수익률 1위를 지킨 자산운용 역량을 강조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일임형 ISA MP 평균수익률이 7.81%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기금운용 역시 이와 비슷한 모델을 사용하는 만큼 운용 수익에서 강점이 있다"면서 "국토부 주택도시기금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만큼 이번 고용노동부 기금 운용사 선정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금 유치에 대한 증권사·자산운용사의 신경전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통적인 시장 강자에 진출을 노리는 중형사들의 도전도 돋보이지만 무엇보다도 업계 1·2위를 엎치락뒤치락하는 금융사들의 '혈전'이 예상된다"며 "이들이 어떻게 강점을 살리고 동시에 약점을 커버해 기금 유치 자격을 따낼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올해 전담운용사를 선정하는 첫 기금이기 때문에 각자의 방법으로 공모를 준비하는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OCIO 시장은 자금 증가 속도가 상당히 빠른 만큼 절대 타사에게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j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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