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치질 캠페인 눈길…몇몇 문제점도 지적
[더팩트ㅣ양재=정소양 기자] 동국제약이 이색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먹는 치질약 치센과 함께하는 치질 바로 알기' 캠페인 일환으로 최근 서울시내 주요 버스 정류장과 전국 거점 약국에 치질 예방을 위한 방석을 설치한 것이다.
영하 2도로 기온이 뚝 떨어진 8일 오후 1시와 영상 1도를 기록한 11일 오후 2시 <더팩트> 취재진은 동국제약이 설치한 '캠페인 방석'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고 캠페인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서울시내 버스정류장을 찾았다.
동국제약의 '치센 냉기 방지용 방석'은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수도권 30개 정류장에만 설치돼 있기 때문에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설치된 곳은 양재역·신사역·강남역(신분당선, 우성아파트)·디지털미디어시티·연세대 앞·마포경찰서·공덕역 등에 위치한 버스 중앙차로 정류장이었다.
날씨가 제법 쌀쌀했던 지난 8일 양재역 버스정류장은 시민 호응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방석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비교적 따뜻했던 11일 강남역과 신사역 버스 중앙차로 정류장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치센 냉기 방지용 방석'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극히 소수였다.
그렇다면 '치센 냉기 방지용 방석'의 효과는 어떨까. 버스를 기다리는 평균 시간을 고려해 약 10분 동안 방석이 있는 의자와 없는 의자에 각각 앉아서 엉덩이를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 비교해봤다. '치센 냉기 방지용 방석'이 있는 경우 추운 날씨 때문에 차가운 표면 온도가 느껴졌다. 그러나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그 느낌을 사라졌다.
이번에는 방석이 설치되지 않은 쪽에 앉았다. 순간 얼음 같은 의자 온도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2~3분이 지났지만 느낌은 변하지 않았다. 결국 10분을 채우지 못한 채 의자에서 일어났다. '치센 냉기 방지용 방석'이 방석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추운 날씨 에 버스를 오래 기다려야할 경우 이용하기에 좋았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8일 취재진이 약 1시간 동안 버스정류장에서 지켜본 결과 방석에 앉은 사람은 단 두 사람뿐이었다. 11일 강남역 우성아파트 버스정류장에도 많은 시민들이 찾았지만 '냉기 방지용 방석'에 앉은 시민은 단 한 명이었다.
시민들은 '치센 냉기 방지용 방석'을 외면한 이유로 위생상 문제를 꼽았다. 버스정류장에 있던 시민 이은정 씨(26·여)는 "방석이 더러워 보인다"며 "서 있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은 "찝찝해서 방석에 앉고 싶지 않다"며 오히려 "방석 때문에 버스정류장 대기 장소가 좁아졌다"고 불만을 내뱉었다.
'냉기 방지용 방석'을 이용한 시민들 중 이 제품이 동국제약 '치센'이 진행하는 캠페인이라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황도 있었다. 강명희(58·여)씨는 "버스가 오지 않아 기다리기 위해 (방석 위에) 앉았다"며 "설치된 방석이 '치질 예방 캠페인'인줄 몰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동국제약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에 많은 비용이 들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광고 효과에 집중했다기보다는 이색적인 시도에 의미를 두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민들에게 한겨울 편의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한 이번 캠페인은 이달 마무리 된다"며 "향후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캠페인을 크게 진행할지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기온이 낮은 날엔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치질 유병율이 높아지게 된다. 치질은 혈관 문제로 발생하며 항문 혈관을 확장시키는 자세나 생활태도가 중요한 원인인 만성질환이자 생활습관병이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세미나 발표 내용에 따르면 치질은 전 인구의 75%가 경험하며 오래 앉아있는 자세나 고지방식·음주 등에 의해 발병·악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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