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회사가 대신 돌려준 전세금 1년 새 4배 상승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우려되고 있다. 2년 전 여름 정점을 찍었던 전셋값을 받아줄 새 수요자를 찾기 어려워서다. 전셋값 하락이 계속 이어진다면 올해 여름 역전세난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10일 KB부동산 주간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13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 셋째 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8% 하락했고 넷째 주에는 0.07% 내렸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 첫째주(-0.10%)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지역별로도 같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포럼이 발표한 전국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에 따르면 경남의 지난해 12월 전셋값은 2016년 12월 대비 12.7% 하락했다. 울산(-9.6%)과 충남(-9.3%), 경북(-8.2%)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처럼 전국에서 전세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추세라면 2년 전 비싼 값에 전세 계약한 세입자의 만기가 도래하는 올해 여름부터 집주인과 세입자의 갑을관계가 뒤바뀔 가능성이 농후하다.
역전세난 우려는 전세금을 보장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서울보증보험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자료에서도 엿볼 수 있다. 서울보증보험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평화당 장병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와 HUG 등에 따르면 지난해 두 보증사가 집주인 대신 임차인에게 돌려준 전세금은 총 1607억 원으로 2017년도 398억 원보다 4배가 많았다. 건수 기준으로도 214건에서 822건으로 증가했으며 서울보증의 전세금 보장 실적은 처음으로 100억 원을 넘겼다.
서울보증보험과 HUG는 임차인을 계약자로 하는 전세보증금 보장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임대인이 전세계약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거나 전세기간 중 집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갔을 경우에 전세금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이에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역전세난 우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집값과 전셋값 하락세가 가파른 지역을 중심으로 실태조사에 나서는 등 비상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전셋값 하락세가 임대인의 임차인 보증금 미반환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황이 심해질 경우 집을 담보로 보증금 일부를 빌려주는 역전세대출이나 경매 유예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전세값 하락이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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