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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 작년 4Q 실적 기상도 '먹구름'…메리츠證, 나홀로 '맑음'

  • 경제 | 2019-02-08 14:30

지난해 4분기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증권사들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메리츠종금증권이 유일하게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선전했다. /더팩트 DB
지난해 4분기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증권사들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메리츠종금증권이 유일하게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선전했다. /더팩트 DB

초대형IB 줄줄이 '어닝쇼크'…메리츠證, 사상최대 순이익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은 최대 실적을 재경신하며 독보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8일 기준 주요 증권사의 4분기 잠정 순이익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4분기 메리츠종금증권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인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의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대형IB로서 선전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지난해 10월 이후 글로벌 증시 급락의 타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수익도 크게 줄었고 주가연계증권(ELS) 등 트레이딩 부문 손실도 커졌다.

특히 국내 증권사 중에 가장 몸집이 큰 미래에셋대우 역시 증시 부진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269억 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72% 감소한 수치로 컨센서스(에프앤가이드 기준) 508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분기(2007억 원)를 시작으로 매 분기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연간 순이익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순이익은 46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8.66% 줄었다. ELS와 파생결합증권(DLS) 등의 운용에서 손실 규모가 커진 탓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외 시장 하락세가 지속적으로 진행됐다"며 "전년 대비 파생 등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동기간 NH투자증권도 컨센서스(494억 원)를 한참 밑도는 117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1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달성했으나 4분기는 전년 대비 83% 감소한 순이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이남석·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주식운용 및 DLS 관련 운용손실 확대 등으로 인해 운용손익(이자수익 제외) 부문에서 적자 997억 원을 내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며 "자기자본이익률은 7.3%로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에 따라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8일까지 실적 발표한 주요 증권사 기준으로 살펴본 지난해 4분기 각사의 당기순이익은 메리츠종금증권을 제외하고 모두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사진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도표. /지예은 기자
8일까지 실적 발표한 주요 증권사 기준으로 살펴본 지난해 4분기 각사의 당기순이익은 메리츠종금증권을 제외하고 모두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사진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도표. /지예은 기자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29% 감소한 87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49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다만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2%를 기록하며 초대형IB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또 다른 초대형IB인 KB증권를 비롯해 일부 대형사들이 아직 실적을 내놓지 않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연간 순이익 1위를 차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파생상품 등의 금융자산평가·처분익이 증가하며 매출액이 증가했으나 파생상품 등의 평가·처분손실이 발생해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도 같은 기간 376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38% 감소한 수치로 컨센서스(416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 타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3분기부터 순이익이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연간 순이익은 상반기 수탁수수료 등 수수료 수익 및 금융상품 운용수익 증가로 인해 전년 대비 23.1% 증가한 3345억 원을 달성했다.

초대형 증권사의 4분기 실적 기상도는 먹구름이 자욱한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은 실적 호조세로 나홀로 '맑음'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도 1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두며 유일하게 승승장구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전년 대비 32.0% 증가한 114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대부분의 증권사가 컨센서스 하회한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은 컨센서스(905억 원)를 상회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도 4338억 원을 달성하며 연간 사상 최대 실적을 재경신했다. 2017년 355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1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간 순이익 잠정치만으로도 초대형IB인 NH투자증권(3615억 원)과 삼성증권(3345억 원)의 순이익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 최악의 업황 속에서도 메리츠종금증권은 오히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차별화된 펀더멘탈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는 기업금융 수수료, 트레이딩 수익, 특수목적법인(SPC) 처분에 따른 영업외수익 등 다양한 부문의 수익으로 이어진 탓이다.

장 연구원은 "딜소싱, 리스크관리 등 기업금융 관련 역량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더 이상 일회성 수익으로만 해석할 수 없으며 업황에 흔들리지 않는 펀더멘털을 구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 덧붙였다.

또한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았지만 각 영업분야마다 리더십과 저력을 발휘하여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올해에도 신시장을 개척하고 모험자본을 적재적소에 공급하며 앞선 위험관리로 회사의 성장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j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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