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에 이벤트 '축소'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그동안 명절 전후로 관련 혜택이나 이벤트를 실시하던 카드사들이 올해는 다소 침체된 분위기다. 연휴 대목에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쏠쏠한' 혜택이 줄어들면서 소비 위축도 우려되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명절 관련 마케팅이 예년에 비해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었다.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 악화가 현실화되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일회성 마케팅인 연휴 이벤트 관련 비용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설 연휴 이벤트 규모 자체를 지난해보다 절반 가량으로 줄였다. 지난해와 비슷하게 요식·쇼핑·여행 업종에서 30만 원 이상 결제한 고객에게 마이신한포인트 1만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하지만 올해는 추첨을 통해 1000명에게만 이를 지급한다. 요건을 맞춘 모든 고객에게 포인트를 지급했던 것에서 규모가 현저히 작아졌다.
삼성카드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자사 쇼핑몰에서만 이벤트를 진행한다. 신선식품과 정육, 과일 등 선별 상품을 특가로 제공했지만 기간은 지난 29일까지로 비교적 짧아 행사 규모 자체도 크게 축소된 셈이다.
지난해 롯데계열사 뿐 아니라 타 유통업체와도 손잡고 행사를 시행했던 롯데카드도 올해는 롯데 계열사만을 중심으로 이벤트를 진행한다. 롯데마트·롯데슈퍼 등 롯데 유통 계열사에서 설 선물세트를 구매하면 할인·무이자할부·상품권증정 등의 혜택을 준다.
KB국민카드도 설 선물세트 구매시 할인혜택, 상품권 증정 등의 이벤트는 유지했지만 지난해에 있던 경품 제공 행사는 없앴다. 지난해는 행사 응모 고객 중 추첨을 통해 100만 원의 '세뱃돈'을 주는 등 크고 작은 경품을 줬다.
이외에도 현대카드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통점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비용을 축소했고, 하나카드는 올해 유통점과 함께하는 프로모션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여행 관련 프로모션만 진행하기로 했다.
이처럼 카드사에서 '팍팍한 명절' 분위기가 조성된 데에는 수수료 인하 여파가 크다. 지난달 31일부터 본격적으로 연매출 30억 원 이상 500억 원 미만 가맹점에도 인하된 수수료가 적용되면서 수수료 수익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앞서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무이자 할부를 전면 폐지하기도 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로 인해 실제로 적자까지 우려되는 만큼 마케팅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며 "올해 이벤트도 명절인 만큼 그동안 해오던 행사를 유지하는 수준에 불과한 정도"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카드사 혜택 절감이 결국 소비 위축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마케팅을 줄이라고 권고한 만큼 고객 혜택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가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이유 중 하나로 무이자 할부나 혜택 등이 꼽혀온 만큼 소비 자체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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