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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삼성생명, 약관대출 금리도 최고 수준…연 9% 훌쩍

  • 경제 | 2019-01-29 13:12

보험사가 보험계약에 따라 자금을 대출해주는 '약관대출' 수요가 늘고 있다. 금리 수준이 연 3%부터 9%까지 천차만별이지만 삼성생명은 고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보험사가 보험계약에 따라 자금을 대출해주는 '약관대출' 수요가 늘고 있다. 금리 수준이 연 3%부터 9%까지 천차만별이지만 삼성생명은 고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대출규제에 보험금 담보로 약관대출 증가세…'고금리' 이유는?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정부 대출 규제에 따라 보험계약을 유지하면서 납부한 보험금을 담보로 이용해 받는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약관대출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대출 금리도 가장 높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보험계약 대출 규모는 61조8000억 원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보험계약대출이란 보험계약의 해지 환급급 내 범위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이른다. 즉 보험기간 중 계약자의 사정 등으로 보험료 납입이 곤란하거나 일시적으로 자금이 필요한 경우 보험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최종 해지환급금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에 따라 통상 약관대출은 '불황형 대출'로 꼽힌다. 본인확인 절차 등으로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다 보니 주택담보대출 등 1금융권에서 대출이 막힌 수요자가 대출을 편리하게 자금을 대출받는 경향이 크다. 보험료가 담보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적다.

하지만 대출이 쉬운 만큼 소비자가 고금리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도 높다. 상품별로 예정이율이나 공시이율이 각각 다른 만큼 확정금리형의 경우 최고 연 9%를 넘는 금리의 대출도 비중이 큰 상황이다. 대부업체나 여타 2금융권에 비해서는 금리가 낮지만 금리가 높은 만큼 부담이 큰 상품이다. 만약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하면 연체이율이 적용되지 않는 대신 미납이자가 원금에 가산돼 이자율이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그중에서도 금리확정형 약관대출은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금리가 가장 높았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삼성생명의 약관대출 금리는 9.22%로 나타났다. 연 9.5% 약관대출 금리 취급 비중도 전체의 65%에 달했다. 업계 2위 한화생명의 금리확정형 대출금리는 7.89%, 3위 교보생명은 8.04%인 것에 비하면 다소 높은 금리수준을 보인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상품에 따라 예정된 이율이 달랐던 만큼 약관대출 금리가 크게 차이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실상 가산금리가 보험사가 받는 실질적 이자인 셈이지만 소비자에게 충분한 설명도 없고, 보험사 자산운용이익률에 비해서도 다소 높다는 지적이다. /더팩트 DB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상품에 따라 예정된 이율이 달랐던 만큼 약관대출 금리가 크게 차이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실상 가산금리가 보험사가 받는 실질적 이자인 셈이지만 소비자에게 충분한 설명도 없고, 보험사 자산운용이익률에 비해서도 다소 높다는 지적이다. /더팩트 DB

직접 낸 보험료로 대출을 받으며 계약을 유지하는 상품인 만큼 '고금리'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소비자들도 있다. 실제 보험계약대출 관련 소비자 상담에서도 대출 이자 관련 민원이 가장 비중이 높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보험대출계약 관련 소비자 민원 211건 가운데 가장 많은 불만은 '대출이자(34.1%)' 였다.

하지만 약관대출의 금리는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보험상품에 따른 '예정이율'이 있어 보험사가 실제로 받는 이자는 가산금리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만약 1억 원을 해지 환급금으로 보장받는 종신보험 상품에 가입했다면 매달 보험료를 내게 된다. 이 보험료에는 사업비나 보장 항목에 따른 위험보험료가 포함되는데 여기에 그 보험료를 운용해 받는 이자까지 얹어서 1억 원을 최종적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이때 정한 금리가 예정이율이다.

이에 따라 약관대출 금리는 보험사가 원래 다른 금융상품 등으로 투자해 받았어야 하는 예정이율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보험사가 실제로 '더 받는' 금리는 가산금리다. 그러나 가산금리 수준 또한 업계 상위권 회사인 삼성·한화·교보생명 뿐 아니라 많은 보험사들이 2%대 가산금리를 부과하고 있다. 보험사 자산운용이익률이 3%대에 불과한 저금리 시대인 만큼 가산금리도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여전하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과거 보험 예정이율이 높았던 시기의 상품이 많았던 때에는 약관대출 금리도 고금리일 수 있다"며 "최근에는 금리 기조가 낮아지면서 저금리에 약관대출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약관대출은 계약을 중도해지하면 무조건 소비자가 손해를 보게 되는 보험업권에서만 운용하는 특수한 대출인 만큼 소비자에게 더 상세하게 설명해야할 필요가 있지만 가산금리 등 관련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또한 아직 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규제에 포함되지 않는 만큼 상품을 운용하는 보험사에서 위험성 등을 자세히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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