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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CEO-공채출신] '평사원 신화'…우직함으로 던진 '승부수'

  • 경제 | 2019-01-25 06:00
이직이 잦은 금융투자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증권사 사장들의 우직한 승부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맨 왼쪽부터). /대신증권·한화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제공
이직이 잦은 금융투자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증권사 사장들의 우직한 승부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맨 왼쪽부터). /대신증권·한화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제공

나재철·권희백·정일문 대표, '고객중심' 기반 차별화 전략 눈길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이직이 잦은 금융투자업계에서 한 회사에 몸담으며 쌓은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공채출신 평사원에서 최고경영자(CEO)의 자리까지 올라선 증권사 대표들의 활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채출신 CEO들은 증권업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높은 이해 속에서 업계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것은 물론 회사 입사 후 단 한 번도 외부 이동이 없었던 진정한 '터줏대감'이다. 이들은 1980년 중후반에 입사해 2010년대 각사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등 공채출신 CEO들이 고객중심 기반의 차별화된 경영으로 우직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는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하면서 8년째 수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수 CEO다. 그는 지난 2012년 5월부터 대신증권을 이끌어 왔다. 임기는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다.

나 대표는 그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대신증권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대신에프앤아이와 대신저축은행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하고 자산관리 중심의 수익모델을 만들어 대신증권 '제2의 전성기'를 열고자 힘을 쏟고 있다.

그의 리더십은 특히 지난 2017년과 지난해 눈부시게 빛났다. 지난 2014년 흑자전환 성공에 이어 2017년에는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당시 영업이익은 1329억 원, 당기순이익은 1158억 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기업공개(IPO) 부문에서는 공모 건수 10건, 공모 총액 4252억 원을 기록해 당당히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쳐 증권업에 이해가 깊었던 점이 사업 다각화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나 대표는 1985년 공채로 입사해 리테일사업본부장, 홀세일사업본부장, 기업금융사업단장, 인재역량센터장 등을 지냈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고객중심' 경영이 다분야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올해도 그는 고객의 건강한 투자를 돕기 위해 '리스크 관리'와 '재무건전성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더팩트>에 "(나재철 대표가) 올해 경제가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안정형 상품을 꾸준히 공급해 고객의 자산관리 서비스에 더 힘쓰실 계획이다"고 밝혔다.

1988년부터 '한화맨' 외길을 걸어온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에서도 호실적을 달성하는 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적자행진으로 본사 사옥까지 매각해야 했던 한화투자증권을 지난 2017년 당기순이익(연결기준) 541억 원을 내면서 2년 만에 흑자전환까지 성공했다.

1980년 중후반에 입사해 2010년대에 각사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나재철·권희백·정일문 대표는 '고객중심' 경영을 강조하며 차별화된 전략으로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지예은 기자
1980년 중후반에 입사해 2010년대에 각사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나재철·권희백·정일문 대표는 '고객중심' 경영을 강조하며 차별화된 전략으로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지예은 기자

2017년 7월 선임된 권희백 대표는 오는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다만 실적이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요소 중 하나인 만큼 그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그간 한화투자증권 내부적으로 연임 사례가 사실상 없었기에 더욱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최초 내부 공채 출신인 그는 약 30년 동안 증권업에서만 영업·기획·자산운용·리스크관리 등을 두루 거친 전통 증권맨이다. 특히 투자은행(IB) 부문의 강점을 극대화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힘쓰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지난해 연간 실적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최근 10년 동안 가장 호실적으로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권 대표 역시 '고객중심 윤리경영'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 12월 소비자중심경영(CCM)인증을 취득하면서 "전 임직원이 소비자중심경영 문화를 체화하고 확산해 궁극적으로 소비자와 상생하는 회사를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새내기 CEO'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올해 영업이익 1조 원 돌파 및 3년 내 순이익 1조 원 클럽에 가입하겠다는 청사진을 내걸었다. 임기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때 까지다. 지난 1988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 동원증권의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을 모두 아우르는 IB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특히 증권업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대표를 역임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의 후임인 만큼 정일문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크다. 그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사옥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곳에서 사장이 돼 개인적인 기쁨과 설렘에 앞서 앞으로 회사를 더욱 성장시켜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의무감이 앞선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한국투자증권이 LG필립스 LCD 한국 대표 주관사를 맡아 한국과 미국 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시킨 사례는 정 대표의 주요 업적이다. 또 2007년 금융감독원의 IPO 선진화 방안 적용 첫 사례인 삼성카드 상장과 2010년 공모규모 4조8000억 원 삼성생명 상장도 정 사장의 손에서 시작된 성공사례다.

'증권업계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각오도 내비친 그는 계열사 및 본부간 시너지를 일상화는 물론 '고객중심'의 정도 영업을 통해 항구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 30년간 영업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온 만큼 '호흡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도 보였다.

j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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