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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반포1단지 3주구 조합장 해임 총회 무산…'박탈' 현대산업개발 속타나

반포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엘루체컨벤션 5층에서 '최흥기 조합장 해임 및 직무정지 총회'를 열고 조합장 해임을 위한 임시 총회를 열었다. 하지만 성원 미달로 임시 총회는 개회되지 못했다. /반포=이한림 기자
반포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엘루체컨벤션 5층에서 '최흥기 조합장 해임 및 직무정지 총회'를 열고 조합장 해임을 위한 임시 총회를 열었다. 하지만 성원 미달로 임시 총회는 개회되지 못했다. /반포=이한림 기자

"반포1단지 3주구 조합원 총 1623명인데 과반 충족 못해, 총회 취소 결정"

[더팩트 | 반포=이한림 기자] 총 공사비 8000억 원에 달해 강남 재건축 '마지막 노른자위'로 불리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조합장 해임을 위한 임시 총회가 성원 미달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반포1단지 3주구의 기존 시공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은 조합장이 해임되면 시공사 지위를 회복할 수 있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같은 날 동 시간대에 열린 조합장 측의 시공사 합동홍보설명회에는 시공사 없는 설명회가 진행되며 눈길을 끌었다.

반포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엘루체컨벤션 5층에서 '최흥기 조합장 해임 및 직무정지 총회'를 열고 조합장 해임을 위한 임시 총회를 열었다.

반포3주구 맞은편 있는 엘루체컨벤션에는 예고된 총회 시작 시간인 오후 2시가 되기 전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 총회를 주도한 조합 측은 엘루체컨벤션 3층과 4층에서 참석자의 신분을 확인한 뒤 총회 장소인 5층으로 이동하게 했다.

엘루체컨벤션 관계자에 따르면 총회가 열린 엘루체컨벤션 5층은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원탁과 테이블을 갖추고 있다. 조합원들은 이날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컨벤션 5층을 가득 메웠다.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은 총회를 개회할 수 있는 성원인 과반수가 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외부 강사로 초청된 변호사와 조합원 신분인 변호사의 강연을 들었다.

원 시공사였던 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자격이 박탈되며 새 국면에 접어든 반포3주구 재건축이 조합장 해임 등을 두고 조합원 사이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주공1단지 반포3주구 아파트의 모습. /반포=이한림 기자
원 시공사였던 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자격이 박탈되며 새 국면에 접어든 반포3주구 재건축이 조합장 해임 등을 두고 조합원 사이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주공1단지 반포3주구 아파트의 모습. /반포=이한림 기자

참석한 조합원들은 변호사의 강연을 들으며 여태껏 반포3주구의 재건축 정비사업이 법적인 이유 등으로 좌초됐던 이야기에 큰 공감대를 보냈다. 일부 조합원들은 반포3주구의 재건축 사업이 하루 빨리 진행돼야한다는 강사의 주장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씁쓸한 표정으로 엘루체컨벤션을 빠져 나가게 됐다. 총회를 열기 위해 소집된 시간에서 2시간 30분이 경과했지만 성원 수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임총회조합 측은 총회가 개회되면 즉시 조합장 해임 투표를 위해 기표소까지 마련했지만 총회는 무산됐다.

해임 총회를 주도한 한 조합원은 "조합원 총 1623명 중 과반인 812명이 모여야 총회가 개회되는데 서면결의서를 제출한 인원을 포함해 이날 참석한 인원까지 40여 명 정도가 부족해 과반이 되지 못했다"며 "시간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연로하시거나 바쁘신 분도 있고 해서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조합장 해임 총회가 열린 같은 시간 고속터미널역 인근 반포쇼핑타운에서는 조합장 측이 마련한 시공사 합동홍보설명회가 열렸다.
조합장 해임 총회가 열린 같은 시간 고속터미널역 인근 반포쇼핑타운에서는 조합장 측이 마련한 시공사 합동홍보설명회가 열렸다.

반면 이날 같은 시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터미널 인근 반포쇼핑타운 4동 2층에서는 조합장 측이 주도한 '시공자 합동홍보설명회'가 열렸다. 반포3주구 새 시공사 선정에 입찰 의향서를 보낸 8개의 대형 건설사(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가 참석해 자사를 홍보하고, '스타 조합장'으로 불리는 외부 강사를 초청해 강연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반포쇼핑타운에는 8개 건설사 관계자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2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채 외부 강사 강연만 2시간 가량 걸쳐 진행됐다. 현장에서 만난 조합장 측은 "시공사 측이 참석하려 했으나 서초구청에서 도시정비법 위반 등을 이유로 시공사를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조합장 측이 마련한 '시공사 합동홍보설명회'에서 외부 강사가 강연하고 있다.
조합장 측이 마련한 '시공사 합동홍보설명회'에서 외부 강사가 강연하고 있다.

◆ 시공권 박탈 이어 해임 총회 무산…속타는 현대산업개발

이에 당초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였던 현산은 이번 조합장 해임 총회 무산 소식이 달갑지 않게 됐다. 조합장 해임 총회가 개회되고 투표를 통해 조합장이 해임되면 시공사 취소를 추진했던 현 조합의 결정이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또 현산은 시공사 취소 총회가 열리기 전 서울중앙지법에 '총회 개최 취소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기각되기도 했다.

재건축조합은 조합장 주도 하에 지난 7일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고 현산의 시공사 자격을 취소한 바 있다. 조합과 현산이 특화설계안, 공사범위, 공사비 등을 두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현산의 시공사 취소 총회의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 등에 이의를 제기하며 조합장의 해임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산은 조합장 해임 총회가 무산된 것과 별개로 여전히 조합 측에 시공사 취소 총회 당시 참석 연명부나 투표 용지 등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법원이 시공사 취소 총회 효력정지가처분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시공사 선정 관련 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해 가능한 모든 법적 절차를 동원한다는 입장이다.

현산 관계자는 "일방적 희생이나 책임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통상적이고 합리적인 관점에서 정당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서초구청이나 관할 경찰서 입회 하에 시공사 취소 총회와 관련된 정보가 신속히 공유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상가에 위치한 반포3주구 재건축조합 사무실. 현재 이 사무실은 조합장 측에서 사용하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상가에 위치한 반포3주구 재건축조합 사무실. 현재 이 사무실은 조합장 측에서 사용하고 있다.

조합장 해임 총회를 주도한 조합 측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이날 총회 무산 직후 만난 해임총회조합 고위 관계자는 "조합장 측에서 적법한 절차로 진행되지 않은 시공사 취소 총회로 인해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이 또 표류할 모양새다. 21일이면 시공사 취소 총회 이후 관련 기록에 대해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기한인 14일이 된다. 시공사 취소 총회 결과를 먼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결과에 따라 시공사가 유지될 지 새로 시공사가 될 지 총회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단순히 원 시공사였던 현산의 시공자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해임과 시공사 합동홍보 등으로 조합원들의 입방아에 오르 내린 최흥기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장은 오는 2월 25일자로 임기가 만료된다. 해임총회조합 측은 조합장 해임 임시 총회를 다시 개회할 지에 대해 현 조합장 임기 만료 전까지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조합장 측은 하루 빨리 새 시공사 선정 절차에 속도를 내겠다며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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