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그룹 총수 靑 신년회 참석…문 대통령 "기업 투자하기 좋은 환경 만들 것"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기해년(己亥年) 첫 공식 일정으로 여의도를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한 신년회 참석차 중소기업 중앙회를 방문한 것이다. 지난해 단행된 '재계 세대교체' 이후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4대 대기업 그룹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제 전반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를 돌파하기 위한 문재인 정부가 시장 경제의 중심축인 재계와의 소통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그룹 총수들은 새해 첫 근무일인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 중앙회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주재 신년회에 참석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인물은 정의선 부회장으로 특별한 발언 없이 행사장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이후 이재용 부회장이 도착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덕담을 건넸다. 최태원 회장과 구광모 회장도 간단한 신년 인사 후 행사장에 입장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정의선 부회장과 구광모 회장이 그룹의 얼굴이 된 지 아직 1년도 지나지 않았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2인자 자리에 오른 뒤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도맡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5월 고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면서 갑작스럽게 그룹 전면에 나서게 됐다. 그룹 총수들은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 방북 당시 모일 기회가 있었지만, 정의선 부회장이 수입차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오르면서 만남이 불발됐다.
이날 4대 대기업 그룹 총수들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있는 테이블에 자리했다. 이후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에서 경제 정책의 방향을 잡는 김수현 정책실장과 그룹 총수들이 같은 테이블에 위치한 것을 놓고 청와대·경제계 간 소통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신년회에는 그룹 총수 외에도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경제 4단체장과 중소벤처기업가, 소상공인 등도 참석했다.

문재인 정부는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여러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추진하던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경제지표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민생경제' 회복이 풀어야 할 최대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특히 재계에서는 주요 경제 정책 협의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가 재계와의 소통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지난 정부의 대기업 소통이 '정경유착'으로 얼룩졌던 것을 의식해 문재인 정부가 소통을 기피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경제 악화를 부채질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첫날부터 그룹 총수들을 불러들인 건 '소통 기피' 우려를 해소하는 동시에 기업 투자 활성화를 통해 경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회 발언에서 경제·정치·남북관계 등에 고르게 주제를 분배했던 것과 달리 이번 신년회 발언에서는 경제에 크게 무게를 실었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를 국민들이 경제 성과를 체감하는 원년의 해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수많은 경제계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새해 인사말을 통해 경제 위기를 타개할 방법으로 기업의 혁신과 정부의 새로운 산업 정책을 꼽았다.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을 보이면, 정부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산업 정책으로 기업을 뒷받침하겠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도 힘쓰겠다"며 "경제발전도 일자리도 결국은 기업의 투자에서 나온다. 기업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4대 대기업 그룹 총수들의 참석 외에도 대통령 주제 신년회가 중소기업 중앙회에서 열렸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현직 대통령이 새해 첫날 중소기업 대표단체에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 역시 새해에 민생경제 부문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또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의 역할을 부각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역대 대통령들의 신년회는 대부분 청와대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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