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회장 측 "보석은 특혜 아닌 정당한 법 집행"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이호진(56) 전 태광그룹 회장이 보석을 유지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여론은 싸늘하다. 이호진 전 회장은 간암 치료를 이유로 그동안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지만 이 기간 음주와 흡연, 떡볶이 등을 먹는 모습이 공개돼 '황제 보석'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부장판사 오영준)는 12일 이호진 전 회장의 재파기환송심 1회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이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 보이고 처벌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면하기 위해 도주할 우려가 높다"면서 보석을 취소해야 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이호진 전 회장 측은 "보석은 특혜가 아닌 정당한 법 집행"이라며 불구속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호진 전 회장 변호인은 "피고인이 재벌이라는 신분 때문에 특혜를 받는 게 아니라 정당한 법 집행의 결과이며 불구속 재판 원칙이 실현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난한 분들이나 다른 분들이 보석이 안 될 경우 이런 문제를 지적해서 불구속 재판이 되도록 해야지 이걸 특혜라고 해서는 곤란하다"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이호진 전 회장이 술과 담배를 하고 떡볶이를 먹을 정도로 건강상태가 양호하다는 보도에 대해 "이호진 전 회장이 주거 범위 제한 등 보석 조건을 위반한 게 없다"며 "'재벌이 떡볶이 정도밖에 안 먹냐'며 불쌍하게 보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변호인은 이호진 전 회장의 보석이 유지돼야 한다고 20여 분가량 동안 재판부에 강조했다.
하지만 이호진 전 회장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따갑다. 이날 공판에 앞서 서울고법 앞에서는 '이호진 전 회장의 보석을 취소하라'는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와 금융정의연대, 경제민주화네트워크, 참여연대 등 11개 시민단체는 "이호진 전 회장은 버젓이 음주와 흡연을 하며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등 아픈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태로 곳곳에 목격됐다"며 "집과 병원으로 거주지가 제한된 이호진 전 회장은 법원이 정한 보석 조건을 위반한 것으로 명백한 보석 취소 사유"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반 제소자들에게 병보석 허가는 꿈같은 일"이라며 "돈만 있으면 특혜를 받고 구속을 면제받을 수 있는 현 상황에 많은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고 사법부에 대한 불신까지 커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에서도 이호진 전 회장의 보석을 옹호하는 글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kkhh****'는 "'무전수감 유전보석'이냐? 거주지 제한을 어기고 음주·흡연을 하는 등 자유로운 생활을 하는데 어느 누가 간암 3기 환자로 볼까"라고 지적했다.
또 아이디 'yons****'는 "간암 3기면 기어 다닌다. 살이 찔 수도 없고. 간암 3기로 몇년을 술담배 하고 살면 기네스북에 오르고 국제학술지에 실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아이디 'spoz****'는 "누가 불쌍하게 보는가? 재벌은 금가루 음식만 먹어야 주위에서 정상으로 보는 건가"라며 '떡볶이 먹는 재벌을 불쌍하게 보기도 한다'는 이호진 전 회장 변호인의 발언을 겨냥해 댓글을 남겼다. 아울러 재판부의 공정한 판결을 기대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재판부는 이달 중으로 이호진 전 회장의 보석 취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호진 전 회장은 2011년 400억 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됐으나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63일 만에 구속집행이 정지됐다. 이후 보석으로 현재까지 7년 넘게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10월 이호진 전 회장의 재상고심에서 그의 조세포탈 혐의를 다른 혐의들과 분리해 재판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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