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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은행주공' 2일 재건축 시공사 선정···대우건설 vs GS·현산, 승자는?

  • 경제 | 2018-12-01 06:00

성남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수주를 두고 대우건설과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성남은행주공아파트 전경. /성남=지예은 기자
성남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수주를 두고 대우건설과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성남은행주공아파트 전경. /성남=지예은 기자

대우 '공사비 절감' vs GS건설·현산 '강남급 랜드마크'

[더팩트ㅣ성남=이한림·지예은 기자] 대우건설과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하 GS건설·현산)이 올해 수도권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성남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수주를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각각 공사비 절감과 단지 차별화 전략 등을 내세우며 재건축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더팩트> 취재진은 오전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둔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550번지에 위치한 성남은행주공아파트를 찾았다. 지하철 8호선 남한산성역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은행주공아파트 단지에 들어서자 오는 2일에 열릴 '시공사 선정 조합원 총회'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아파트 단지에는 출근길과 자녀 등굣길, 등산에 나서는 일부 주민들만이 눈에 띄었다. 손녀의 유치원 등교를 도와주던 한 60대 남성은 취재진이 재건축 이야기를 꺼내자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은행주공아파트에 거주한지 30년 가까이 됐다"며 "재건축 소식이 그저 반갑다. 대우건설이던 GS건설·현산이던 브랜드가 중요한 게 아니다. 살기 좋은 아파트를 책임지고 만들어 줄 수 있는 곳이면 된다"고 화답했다.

성남은행주공아파트 단지 내부에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성남=지예은 기자
성남은행주공아파트 단지 내부에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성남=지예은 기자

단지에서 만난 한 50대 여성은 "조감도와 모형도 전시관에서 설명도 듣고 살펴보고 나서 어느 쪽에 투표할지 마음을 굳혔다"고 살짝 귀띔했다. 이어 "나중에 (아이들에게) 물려줄 것을 생각해서 결정을 내렸다"며 자신의 선택 기준을 드러냈다.

취재진이 은행주공아파트 거주자 10여명을 만난 가운데 대부분 하루빨리 시공사 선정이 완료되길 바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특정 시공사를 거론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단지 주변의 공인중개사들은 우위나 승기를 잡은 건설사는 없다는 반응이 다수를 이뤘다. 한 공인중개사는 "대우건설과 GS건설·현산을 선호하는 주민들의 비중은 비등비등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주민들의 선호도가 갈리는 만큼 어디가 우세하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 "한곳에 대한 선호도가 52% 수준이면, 다른 한 곳은 48% 정도라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공사 선정 투표가 비밀 투표인만큼 모두가 조심스러워하는 모양새였다.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 사무실에서는 조합원들이 한창 회의에 몰두하고 있었다. 잠시 후 한 조합원 관계자는 "요즘이 제일 바쁜 시기인 것 같다"면서 "시공사 발표 전까지는 정말로 정신이 하나도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대우건설과 GS건설·현산 측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제안하는 '추가 딜'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 아파트에 거주한 지만 30년은 족히 됐다. 애정이 많은만큼 좋은 시공사가 선정돼 주민들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길 바란다"면서 "시공사가 선정된 뒤에도 앞으로 최소 3~5년간은 해야 할 일들이 많아 고생스럽겠지만 재건축 소식만으로도 이미 주민들이 기뻐하고 있어 나도, 가족도, 이웃주민 모두 좋다"고 활짝 웃었다.

성남은행주공아파트의 재건축 조합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2일 성남에서 열린다. 지난달 5일 마감된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대우건설과 GS건설·현산 등 2곳이 참여했다. 단독 시공과 컨소시엄 시공의 대결 구도다.

먼저 대우건설은 대표가 직접 시공사 사업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시공권 확보를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대우건설 김형 대표가 지난달 22일에 열린 시공사 사업설명회에서 "은행동에 대대손손 물려줄 주거 명작을 짓겠다"며 "제안서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호소했다.

2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사무실은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성남=지예은 기자
2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사무실은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성남=지예은 기자

대우건설의 제안서에 따르면 3.3㎡ 429만 원의 공사비가 눈에 띈다. GS건설·현산이 제시한 3.3㎡ 445만 원보다 16만 원 낮다. 총 공사비로 환산하면 대우건설은 7447억 원이며 GS건설·현산은 8370억 원으로 923억 원 차이가 난다. 총 공사비를 절감해 세대 당 5000만 원 상당의 조합원 분담금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대우건설은 단독시공으로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에 두 거대건설사의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상대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신속하고 정확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시공사를 선정해도 사업인가를 받고 착공에 돌입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데 이를 7개월가량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합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입주도 1년 2개월 정도 앞당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GS건설·현산은 질적인 측면에 초점을 뒀다. 이들의 제안서에 따르면 성남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에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수준의 마감재를 사용하고 성남시 최초로 주거 단지에 음식물 쓰레기 이송설비를 설치한다.

또한 외벽을 경량화해 아파트의 하중을 줄일 수 있고 채광에 뛰어난 커튼월 공법을 단지에 적용하는 등 아파트 브랜드 파워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GS건설·현산은 성남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이 인근 단지보다 10% 높은 일반분양가를 책정 받아 조합원 분담금의 부담을 줄이고 일반분양 수입을 올리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성남은행주공아파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신인 대한주택공사가 1987년 6월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550번지 일대 15만1803㎡에 총 23개동, 최고 15층, 총 2010세대 규모로 지어졌다. 해당 아파트가 재건축되면 총 39개동, 최고 30층, 총 3327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2kuns@tf.co.kr
j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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