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사장의 폴더블 밑그림 담긴 SDC 오는 7일 개최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제대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동진 삼성전자 IM 부문장)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수장인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장(사장)은 지난 8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을 공개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발 중인 폴더블스마트폰(폴더블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당시 고 사장은 폴더블폰의 품질과 내구성 문제에 대해 "마지막 능선을 넘었다"고 밝혀 조기 공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고 사장은 지난해에도 폴더블폰에 관해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라고 말했다. '완성도 향상 단계'에서 '마지막 능선'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만큼 신중했다. 조만간 베일을 벗을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F'(가칭)에 시장의 눈과 귀가 쏠리는 것 역시 그가 조심스럽게 내비친 자신감과 신중한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차세대 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삼성개발자콘퍼런스(SDC) 2018'이 오는 7일과 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SDC에서는 고 사장을 비롯해 인공지능(AI) '빅스비'의 총괄책임인 정의석 무선사업부 부사장과 정재연 무선사업부 서비스보안기술그룹 상무, 대그 키틀로스 비브랩스 최고경영자(CEO), 아담 샤이어 비브랩스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이번 SDC는 지난해와 마찬가지 규모로 4000여 명의 글로벌 개발자와 파트너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보다 주목도가 높은 이유는 삼성전자가 내년 공식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폴더블폰에 대한 정보가 공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빅스비'와 음성인식 스피커 '갤럭시홈'이 소개되는 가운데 폴더블폰이 SDC의 주인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폴더블폰 공개를 암시하는 이미지를 공개했다. 해당 이미지는 삼성의 로고(SAMSUNG)가 반으로 접힌 형태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SDC를 홍보하는 영상에도 하나의 선이 접혔다 펴졌다 하는 그래픽을 넣었다. 이를 근거로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SDC에서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물론 SDC에서 폴더블폰의 실체가 완전히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SDC는 신제품 공개 행사가 아니라 모바일 사업을 발전시켜 나갈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 삼성전자 개발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다. 이번 SDC에서는 하드웨어의 크기나 접히는 형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이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시제품 공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그럼에도 폴더블폰의 시장과 언론의 관심을 독차지할 전망이다. 고 사장이 강조한 '완성도' 역시 관심사다. 특히 폴더블폰 개발을 진행한 많은 제조사들의 숙제이기도 한 '가치 제공' 부분을 고 사장이 어떻게 풀어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접히는 스마트폰이 무엇 때문에 좋은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이 부분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다면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제대로' 만들어낸 셈이다.
이날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공개는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이를 돌파할 유일한 대안으로 폴더블폰이 전면에 나서는 첫 무대이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의 스타트업 로욜이 폴더블폰을 처음 공개했지만, 이 제품은 휴대성·내구성·사용성에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제조사들은 시장을 관통할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에 더욱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폴더블폰이 갖는 의미는 크고 중요하다. 삼성전자 역시 IM부문의 실적이 1년 전보다 1조 원 이상 실적이 줄어드는 등 시장 침체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게 고 사장의 과제다. 이런 시점에 공개되는 폴더블폰은 반전의 모멘텀이자 바짝 추격한 중국 제조사들과의 격차를 다시 벌리는 경쟁력을 상징한다. 특히 고 사장의 '갤럭시' 신화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폴더블폰의 성공이 절실하다. 업계는 이번 SDC를 고 사장의 폴더블폰 개척 계획의 밑그림이 담긴 행사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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