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환경 조성 초점…기업 모험자본 공급 회복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금융당국이 직접금융시장(자본시장)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규제체계를 정비해 혁신기업에 자금 공급을 원활하게 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일 당정 협의에 참석해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발표했다. 혁신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공급 체계를 개선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4대 추진 전략과 12개 추진과제를 마련했다. 자본시장을 대출시장과 경쟁이 가능한 수준 이상으로 육성하고, 전문투자자와 비상장기업 중심의 사적 자본시장을 전통적 자본시장으로 육성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먼저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사모 발행이나 공개적 자금 모집을 허용하고 자금 조달을 활성화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소액공모를 통한 자금모금조달액을 현재 10억 원 이하에서 30억 원 이하로 확대하면서 금액을 이원화해 단계마다 투자자보호 장치를 마련했다.
이에 더해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유동화 규제를 풀어 자금 조달 기회를 늘리기로 하기로 했다. 신용평가를 받지 않은 초기기업에도 자산 유동화를 허용해 기술·지적재산권 등에 대한 담보신탁 유동화를 허용할 계획이다. 비상장기업 투자 전문회사 제도를 도입해 일반 투자자의 비상장기업 투자 용이성도 높인다.
다음으로는 전문투자자를 육성하고 역할을 강화한다.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을 충분한 투자 경험 등으로 완화하고 증권회사가 심사해서 할 수 있도록 등록 절차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투자은행의 비상장기업 자금 제원 제약요인도 해소하고,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도 전환가액을 조정해 원활한 발행을 유도한다.
사모펀드 규제체계도 개편한다. 전문투자형과 경영 참여형으로 이원화된 사모펀드 운용규제를 일원화하고 글로벌 사모펀드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한 기관으로부터만 자금을 조달하는 '기관전용 사모펀드(가칭)' 제도를 도입해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금융당국의 개입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세번째로는 IPO(기업공개) 제도를 개편하고 코넥스의 역할을 재정립할 전망이다. 주관사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에 공모 제도를 개편하고 부실 실사에 따른 과징금을 대폭 상향해 책임을 부여하기로 했다. 인수인 자격 제한도 완화해 혁신 기업 발굴을 원활하게 하도록 개선했다.
코넥스 시장 역할 또한 질적 심사 항목을 축소하고 발행 가격 산정을 자율화하기로 했다. 투자 경험과 위험 감수능력 등에 따라 기본예탁금 차등화를 추진해 개인 투자자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증권회사의 자금중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기업 조달 관련 비즈니스를 전문으로 하는 증권사에 대해 진입 규제와 적용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자본금도 5억 원으로 대폭 인하하고, 한정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해 건전선 규제도 면제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 영업행위 규제는 사후규제로 전환한다. 다만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거나 시장 질서가 교란된 경우 불법행위에 대한 사후 제재를 강화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 업무 추가는 등록 등 간소한 절차로 허용하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혁신기업에 대한 자본공급 기능이 은행 대출과 자본시장 투자가 상호 보완해 가며 각자의 역할을 수행할 때 내실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중소·벤처 기업들이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를 보다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후속 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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