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타르 양 많다" vs 필립모리스 "비교 지표 아니다"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정부와 담배회사가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을 놓고 수 개월간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한국필립모리스(이하 필립모리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필립모리스가 법적 소송에 나선 데에는 식약처 연구결과가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필립모리스는 전자담배에 있는 타르가 일반담배보다 '인체에 덜 해롭다'는 입장인 반면 식약처는 이러한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응수하는 모습이다.
필립모리스는 지난 1일 서울행정법원에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을 제기한 식약처를 상대로 분석 결과의 세부 내용을 요구하는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6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양은 일반담배보다 높게 검출됐고 궐련형 전자담배에 함유된 타르 양이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필립모리스는 식약처의 세부 내용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결국 거절당했다.
식약처는 타르의 양을 놓고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을 강조했지만 필립모리스는 타르는 담배 유해성을 비교하는 적절한 지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흔히 타르라고 하면 유기물을 분해증류해 나온 검은색 액체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담배 속 타르는 불에 태울 때 배출되는 물질 중 '니코틴과 수분을 뺀 남은 잔존물'(Total Aerosol Residue)을 일컫는다. 타르(TAR)도 앞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필립모리스는 태우지 않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증기와 일반담배 연기는 전혀 달라 타르라는 개념을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타르는 담배규제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아니기 때문에 측정할 필요가 없고 타르 수치는 오해 소지가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사항을 예로 들었다.
그렇다고 필립모리스가 식약처의 모든 분석결과를 반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식약처 분석결과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에 포함된 WHO 지정 9가지 유해물질이 일반담배에 비해 평균 9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필립모리스는 자사와 해외 정부 및 연구기관이 실시한 결과와 일치한다고 답했다. 다만 식약처가 이런 분석결과를 뒤로 하고 타르 수치에만 초점을 맞춰 발표한 것에 반박하고 있는 셈이다.
필립모리스는 또 식약처 발표가 소비자들에게 유해물질이 감소된 제품 대신 유해성이 높은 일반담배를 계속 흡연하도록 권장하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는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현명한 선택을 할 권리가 있으며 성인 흡연자는 더 좋은 대체제품을 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면서 이번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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