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김민구·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이성락·서민지·안옥희·이한림·지예은·이지선 기자, 김서원 인턴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정리=장병문 기자] -한가위를 앞두고 역사적인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많은 시간을 같이 했는데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그룹 총수들이 함께 있는 장면은 쉽게 볼 수 없는데 장소가 북한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 다른 재계 인사 허희수 전 SPC 부사장은 대마를 밀반입하고 흡연한 혐의로 재판장에 서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은산분리 완화라는 큰 이슈가 있었고, 게임업계에서는 '지스타 2018' 앞두고 흥행이 예상되고 있다고 합니다.
◆ "하나, 둘, 셋 찍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디카왕'
-이번 한 주는 정재계를 막론하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3차 남북정상회담' 소식이 가장 뜨거운 화제였죠. 재계에서는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행보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 듯 한데요. 특히, 최태원 회장의 '디카(디지털카메라)' 촬영이 화제를 모은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최태원 회장이 이번 방북 일정에 가지고 간 '디카' 자체보다 방문하는 장소마다 카메라를 꺼내 들고 열심히(?) 촬영을 하는 최 회장의 개성 넘치는 행보에 이목이 쏠렸습니다. 최 회장이 이번 방북 때 챙겨 간 디카는 지난 2012년 삼성전자가 출시한 'EX2F' 모델로 알려졌는데요. 2007년 첫 방북 때는 캐논 제품이었는데요, 일각에서는 동행하는 이재용 부회장을 고려한 선택이 아니겠냐는 추측도 나왔죠. 그만큼 세간의 관심이 높았다는 뜻이겠죠.
-아무리 대기업 총수라고 하더라도 대통령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일정은 꽤 부담스럽고 긴장될 것 같은데요.
-어느 정도의 신선한 긴장감은 있었을 거라 봅니다. 그래도 최태원 회장은 이번 방북길에 오른 '빅3' 총수 가운데 가장 여유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이미 잘 알려진 얘기지만, 최 회장의 방북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함께 대기업 대표로 방북길에 오른 바 있죠.
이미 그때부터 최태원 회장의 '디카 사랑'은 시작됐는데요. 당시 대기업 총수 가운데 '막내'였던 최 회장은 주요 행사 때마다 선배 경영인들의 단체 샷을 찍으며 분위기 메이커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 때는 한층 여유로워진 '촬영맨'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는데요. 최태원 회장은 방북 첫날 숙소인 고려호텔에 도착했을 때부터 둘째 날 오찬을 가진 평양 옥류관, 저녁 만찬 장소인 평양 대동강 수산물 식당 등 발길이 닿는 곳마다 챙겨 온 디카를 꺼내 추억을 담았죠. 마지막 행선지였던 백두산 정상에서도 그의 손에는 디카가 들려있었습니다. 평양 냉면을 앞에 두고 조심스럽게 디카를 꺼내든 최 회장의 모습을 보고 '맛집 블로거'가 떠오른다고 얘기했던 재계 관계자들의 유쾌한 관전평도 적지 않았죠.
-특히, 옥류관 오찬 당시 최태원 회장은 식당 발코니에서 대동강을 배경 삼아 이재용 부회장과 구광모 회장의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이 공개되 눈길을 끌었는데요. 11년 전 같은 건물에서 선배 경영인들의 사진을 찍어주던 최태원 회장이 '막내'에서 '맏형'이 됐다는 사실만 달라졌을 뿐, 자칫 딱딱하고 무거울 수 있었던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드는 그의 '디카' 기능은 긴 세월이 무색하다고 느껴질 만큼 그대로였습니다.
◆ 집행유예 선고에도 표정 변화 없던 허희수 전 SPC 부사장
-액상대마를 밀반입하고 흡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희수 전 SPC 부사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허 전 부사장은 재판 전 범행을 모두 인정했는데, 현장에서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네, 지난 21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 조성필 부장판사는 마약류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허희수 전 부사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허 전 부사장이 이날 오전 10시 15분께 하늘색 수의를 입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법정에 들어섰습니다. 얼굴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해 보였습니다. 그는 판사가 생년월일과 주소를 물을 때 잠시 고개를 들었을 뿐 재판이 끝날 때까지 고개를 떨구고 두 손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판사가 집행유예를 선고할 때도 허 전 부사장의 표정에 변화가 없었습니다. 다만 허 전 부사장의 뒤에 앉아있던 변호인들의 얼굴엔 안도하는 표정이 드러났습니다.
-재판부는 허희수 전 부사장에게 9000원을 추징했는데요. 추징금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네, 재판부는 허희수 전 부사장이 갖고 있던 대마와 흡연기기 등을 몰수하고 9000원을 추징했습니다. 추징은 범죄행위에 관련된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 그에 상응하는 돈을 받아 내는 겁니다. 허 전 부사장의 범죄행위에 관련된 물건이 마약인데 흡입한 대마를 몰수할 수 없어 이에 상당하는 돈을 추징한 것입니다.
-얼마 전 수원지방검찰청이 공개한 마약류 암거래 가격에 따르면 대마초 1회분의 암거래 가격은 3000원입니다. 지난해 7월 대마초 흡입 혐의로 기소된 아이돌 그룹 빅뱅의 탑(본명 최승현)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만2000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탑이 흡연한 것으로 확인된 대마초가 4대였기 때문입니다.
◆ '은산분리 완화'에 숨통 트인 인터넷은행…기대 속 우려도
-금융권에서는 '은산분리 완화'가 빼놓을 수 없는 이슈죠. 오랜 기간 국회에 잠들어 있던 '은산분리 완화'가 통과가 됐다면서요.
-국회는 지난 20일 본회의를 열고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을 가결했습니다. 특례법의 핵심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34%로 높인 것인데요. 기존에는 은산분리법에 따라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의결권 행사 4%)까지만 보유할 수 있었는데, 한도가 대폭 늘어나게 됐죠.
-"대기업 집단도 허용해야 하냐"를 두고 논란이 있던 것으로 아는데, 이건 어떻게 됐나요?
-맞습니다. 여야가 그동안 지분 보유 완화 대상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여왔는데요. 여당은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 원 이상 대기업 집단)'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야당은 대기업도 예외 없이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결국 재벌기업들의 은행 지분 보유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는데요. 다만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은산분리가 '족쇄'로 작용했던 인터넷은행에 희소식이겠네요.
-네, 아무래도 다양하게 자본 확충을 할 수 있게 됐으니 새로운 사업이나 서비스 개발에도 속도를 붙일 수 있겠죠.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에 혁신과 관련한 주문 사안이 많았는데, 법안 통과로 기반이 마련됐다"며 "논의할 사안이 많겠지만, 향후 다양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전했습니다.
카카오뱅크보다 주주 구성이 복잡해 어려움이 더 많았던 케이뱅크 역시 적극 반기는 모습인데요. 케이뱅크 관계자는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해 다양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겠다"며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하는 입장도 있지 않나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는 것 같은데요.
-'은산분리 완화'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 날인 21일 노동·시민단체들은 반대에 나섰는데요. 이들 단체는 "은산분리 원칙은 50여 년간 한국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를 막는 방패막이로 기능해왔는데 국회는 제대로 된 토론도 한번 없이 일거에 이 원칙을 무너뜨렸다"고 비판했습니다.
-재벌들의 사금고화 등을 우려한 거죠. 이들은 "재벌일지라도 ICT 비중이 높으면 대주주로서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국회가 재벌의 은행 소유 규제 조항을 법률로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채 세부 내용을 시행령에 위임한 것은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랜 기간 이어진 규제가 깨진 만큼 당분간 잡음은 이어질 수밖에 없겠네요. 아무쪼록 '은산분리 완화'가 부작용이 아닌 본 취지대로 '혁신'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합니다.
◆ 글로벌 발돋움 '지스타 2018' 개막 카운트다운 돌입
-이번에는 게임업계 이야기를 해 봅시다. 오는 11월 부산 해운대에서 '지스타 2018'이 열리죠. 올해 행사에는 에픽게임즈를 비롯해 구글과 페이스북 등도 참가한다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네. 총싸움게임 '포트나이트'로 잘 알려진 에픽게임즈는 올해 행사에서 메인 스폰서를 맡았는데요. '지스타'에서 외국 게임업체가 메인 스폰서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올해 행사에서는 구글·페이스북 등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해외 업체와 국가도 다수 참가할 예정이어서 국제게임전시회란 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집중해온 해외 업체와 국가 유치 노력이 올해부터 조금씩 빛을 보는 것 같아 고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엔 또 어떤 모습의 축제가 펼쳐질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업체들의 '지스타 2018' 참가 신청 현황은 어떻습니까.
-'지스타 2018' 참가 신청 현황은 지난 17일 오후 6시 기준 2874부스를 일찌감치 초과 달성했습니다.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역대 가장 빠른 시점에 마감됐다고 했는데요. 일례로 일반관의(B2C) 경우 조기신청 접수 5일 만에 80%가 소진되고 10일 만에 마감됐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일반관(BTC) 1773부스·기업관(BTB) 1200부스로 집계됐습니다.
-그렇군요. 올해 행사에서 새롭게 바뀔 내용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이번 '지스타'는 전시 외적인 부분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조직위는 지난해 시범 사업으로 추진했던 공식 코스프레 행사를 올해 '코스프레 어워즈'로 확대 운영합니다. 지난해 단순 관람 형태를 벗어나 경연 형식으로 방문객의 즐거움을 더한다는 계획입니다.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는 '지스타' 페스티벌 일환으로 미국 게임업체 EA의 공식 e스포츠 행사도 열립니다. 참가사들의 경우 전시장 내부에서 다양한 e스포츠 콘텐츠를 기획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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