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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서머] KT롤스터, 준우승 징크스 깨고 '주연'이 되다

  • 경제 | 2018-09-09 00:00

KT롤스터가 8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8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서머 결승전에서 그리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인천=임세준 기자
KT롤스터가 8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8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서머 결승전에서 그리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인천=임세준 기자

KT롤스터, 그리핀 꺾고 롤챔스 우승…세트 스코어 3-2 접전

[더팩트ㅣ인천=이성락 기자] "이번 만큼은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고 싶다."(오창종 KT롤스터 감독)

KT롤스터(KT)가 한을 풀었다. 수차례 결승전에 진출해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한 KT가 결국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집념의 승리였다. KT는 그리핀의 막강한 공격력 앞에 매번 불리한 경기를 펼쳤지만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 승부를 뒤집었다.

KT는 8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8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서머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그리핀을 꺾고 단일팀 체제 이후 첫 우승을 기록했다. 정규 시즌 내내 강력한 모습으로 '이번 만큼은 다르다'라는 인식을 심었던 KT는 이날 승리를 통해 무관의 설움을 벗었다.

경기 시작 전까지만 해도 KT의 우승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로열로더'(본선에 처음 진출해 우승한 선수·팀)를 노리는 그리핀의 실력이 뛰어나긴 하지만 수차례 결승에 올라 큰 무대 경험이 많은 KT가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KT는 정규 시즌 그리핀을 만나 모두 승리했다. 승격 이후 연승 가도를 달리던 그리핀에게 쓰라린 첫 패배를 안겨준 팀 또한 KT였다.

하지만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리핀은 KT에 기죽지 않고 깜짝 우르곳 카드를 자신 있게 꺼내 들며 정면 대결을 예고했다. KT는 정글 자크를 활용한 그리핀의 기습적인 이니시에이팅(상대방을 먼저 공격해 교전을 유도)에 휘둘렸다. 기회만 생기면 싸움을 거는 그리핀의 기세에 KT가 눌렸다.

7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KT롤스터 정글러 '스코어' 고동빈이 우승 소감을 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천=임세준 기자
7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KT롤스터 정글러 '스코어' 고동빈이 우승 소감을 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천=임세준 기자

2세트에는 KT의 노련함이 살아났다. 탈리야를 꺼내든 KT 정글러 '스코어' 고동빈의 움직임이 살아나자 공격적인 그리핀의 선수들은 수동적인 라인전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미드라이너인 '우칼' 손우현의 이렐리아가 '쵸비' 정지훈의 조이를 솔로킬 낸 게 컸다. KT는 1세트의 패배를 완전히 잊어버린 듯 지속적으로 압박해 12분 만에 상대 미드 1차 포탑을 밀어냈다.

한타(대규모 교전)도 그리핀에 밀리지 않았다. KT는 현란한 이렐리아 플레이를 통해 싸움을 걸고 '스코어'의 탈리야가 궁극기로 합류를 하는 방식으로 점수를 따냈다. 교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데프트' 김혁규의 카이사가 6킬을 달성하는 등 성장을 거듭했다. 탈리야와 카이사의 화력을 앞세운 KT는 바론 버프를 획득해 승리를 가져왔다.

3세트, KT는 또 한 번 그리핀에 발목을 잡혔다. 그리핀이 정규 시즌 강한 모습을 보였던 '노원딜 조합'으로 노골적인 야스오 키우기에 나섰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 주도권을 잡은 그리핀은 제이스를 활용해 사이드 공격을 시도했다. 경기 또한 제이스의 손에 의해 끝났다. 두 팀이 탑 라인에서 대치하고 있는 사이 제이스는 백도어를 시도, 귀환한 상대 초가스를 잡아내고 넥서스를 파괴했다.

위기에 빠진 KT는 4세트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내내 그리핀의 한타 조합에 끌려다니며 자칫 그리핀에 우승컵을 내주기 직전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KT는 끈질겼다. 불리한 전투에서도 그리핀의 챔피언을 몇몇 잡아내며 경기를 후반부로 끌고 갔다. KT는 39분 장로 드래곤을 두고 펼쳐진 전투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넥서스를 노리는 그리핀의 챔피언을 잡아낸 KT는 수적 우위를 앞세워 상대 진영으로 돌진해 넥서스를 파괴, 승부를 마지막 세트로 끌고 갔다.

데뷔 시즌 바로 우승을 차지하는 '로열로더'를 노린 그리핀은 아쉬운 준우승을 기록했다. /인천=임세준 기자
데뷔 시즌 바로 우승을 차지하는 '로열로더'를 노린 그리핀은 아쉬운 준우승을 기록했다. /인천=임세준 기자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긴 KT는 전술을 수정했다. 녹턴·갈리오·라칸 등 먼저 공격하기 손쉬운 챔피언을 선택해 초반부터 주도권을 가져왔다. 결과적으로 KT의 선택이 옳았다. 멀리서 합류할 수 있는 녹턴·갈리오를 통해 유리한 교전을 이어갔다. 물론 그리핀의 대처가 느긋하진 않았다. 하지만 기세를 탄 KT는 32분 바론 버프를 획득했고 그리핀의 본진을 몇 차례 두드린 끝에 상대 선수를 모두 잡아내고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KT는 지난 2015년 단일팀 체제가 도입된 이후 첫 우승을 기록했다. KT 초창기 멤버로 7년 동안 4차례 준우승만 기록했던 '스코어'는 데뷔 이후 처음 왕좌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결승 MVP를 차지한 '스코어'는 "롤챔스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드디어 갖게 됐다. 포기하지 않고 달려왔는데, 앞으로도 더 자신 있게 프로게이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제 KT의 목표는 롤드컵 우승이다. KT는 최근 기세가 오른 중국 팀을 반드시 꺾고 아시안게임 결승전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KT 주장 '스멥' 송경호는 "우승했지만 크게 기쁘지 않았다. 롤드컵이 남아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롤드컵에서 중국 팀을 이겨 우승을 차지해 한국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롤챔스 역사상 첫 '로열로더'(본선에 처음 진출해 우승한 선수·팀)를 노린 그리핀은 아쉬운 준우승에 머무르게 됐다. 롤드컵 자동 진출 티켓을 놓친 그리핀은 킹존드래곤X·젠지e스포츠·SK텔레콤T1 등과 함께 오는 12일부터 롤드컵 대표 선발전을 치른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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