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다음 달 1일 취임 20주년을 맞는다.
반백년을 훌쩍 넘긴 세월을 거쳐 재계 서열 3위 그룹으로 성장한 SK그룹의 혁신과 변화는 선대 회장이자 최태원 회장의 부친인 고 최종현 회장이 그룹의 수장을 맡았던 '전기'를 거쳐 오늘날까지도 진행형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태원 회장이 있다.
지난 1998년 9월 최태원 회장 부임 이후 SK그룹이 보여준 내적, 외적 성장세는 재계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그 속도가 빠르고 변화의 폭 또한 크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SK그룹의 시가 총액은 134조 원으로 1년 새 무려 40% 가까이 성장했다.
최태원 회장이 취임했을 당시 그룹의 자신 규모가 34조100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년 동안 100조 원이 늘어난 것이다. SK그룹의 이 같은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했던 데는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고자 했던 최태원 회장의 혜안과 도전정신을 빼놓을 수 없다.
SK의 성장사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SK하이닉스 인수' 사례가 회자하는 것도 최태원 회장의 결단 있는 리더십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2012년 2월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가 SK텔레콤의 지분매입(21.1%)으로 SK그룹에 편입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업계는 물론 그룹 내부에서도 인수합병(M&A)의 성과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선대회장이 섬유회사에 뿌리를 둔 SK그룹을 원유정제는 물론 석유화학과 필름, 원사, 섬유 등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고 하지만,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는 당시만 하더라도 SK에 불모지와 같았다.
그러나 최태원 회장은 일각의 우려에도 '변화가 없으면, 성장할 수 없다'는 경영철학으로 인수를 추진, 6년 만에 SK하이닉스를 매출 규모 30조 원 규모의 그룹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켰다. 최태원 회장의 새로운 도전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007년 출범한 지주회사 SK㈜는 최태원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 분야를 낙점한 이후 지난해 6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공장에 이어 지난 7월 SK는 미국 바이오·제약 위탁개발생산업체CDMO인 엠팩의 지분 100% 인수하는 데 성공하며 국내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첫 해외 의약품 생산 기업 인수'라는 새역사를 썼다.
최태원 회장에 대한 재계의 평가는 비단 '신성장동력 발굴'에만 한정돼 있지 않다.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이 '인재육성'으로 대표된다면,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은 '사회적 가치'로 대변할 수 있다.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대)기업의 역할'은 이익을 창출하는 행위, 다시 말해 돈을 벌기 위한 경영 활동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것이 그가 강조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의 핵심이다.
최태원 회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굵직한 글로벌 무대에 설 때마다 대기업의 역할론에 관해 강조해왔다. 특히 지난 2월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 글로벌 지속가능포럼(GEEF)' 당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대담에서 나온 최태원 회장의 발언에는 그가 제시하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의가 명확히 드러난다.
당시 최태원 회장은 기업의 역할과 관련해 "기업은 많은 자산을 갖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남들과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기반으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힘을 빌려 기존에 없던 시스템을 구축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을 버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는다'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지론은 스포츠 후원사업으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지난 30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전이 열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포키 찌부부르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우리나라 대표팀이 중국을 꺾고 금메달이 확정되자 선수단은 최 회장을 헹가래 치며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SK는 지난 2007년 대한핸드볼협회와 후원계약을 시작으로 2011년 434억 원을 투자해 올림픽공원에 핸드볼 전용 경기장을 세운 데 이어 지금까지도 연간 20억 원을 투자하며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의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2011년 국가대표를 8명이나 배출한 용인시청 여자핸드볼팀이 재정 악화를 이유로 해체를 결정하자 최태원 회장이 SK루브리컨츠 여자핸드볼팀인 'SK슈가글라이더즈'를 창단한 일화는 스포츠계에서 지금까지도 유명한 일화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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