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박 전 대표 보수, 기업 성장 기반 강화한 점 고려"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올해 상반기 주요 기업 임직원 가운데 가장 많은 급여를 받은 인물은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카카오M 대표를 겸했던 박성훈 전(前) 대표(현 넷마블 대표)다. 박성훈 대표 보수는 57억4200만 원으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샐러리맨 '연봉 킹'이었던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51억7100만 원)보다 많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대표 급여는 1억1300만 원이지만 상여금 54억4100만 원과 퇴직금 1억8800만 원을 더하면 총 57억4200만 원이다.
박 대표는 음원 서비스 '멜론' 등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현 카카오M) 인수를 주도해 카카오의 콘텐츠 경쟁력을 키웠다. 그는 또 올해 초 카카오가 10억 달러(1조1300억 원)의 해외 자금을 유치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카카오 측은 박 대표 보수에 대해 "음악서비스 고도화를 통한 카카오의 시너지 창출, 인수합병 등 신규 성장 동력 발굴과 사업 파트너십 성과 등 기업 가치 성장 기반을 강화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너스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 보수는 인터넷 업계 고액 연봉자들과 비교해도 두드라진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기본 급여 3억 원에 성과급과 기타 근로소득 16억9300만 원 등 총 19억9300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는 8억8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올해 상반기 주요기업 최고경영자와 고위 임원의 상반기 급여를 보면 박 대표에 이어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51억7100만 원,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29억3000만 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29억2500만 원,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22억8600만 원,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20억5500만 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16억7200만 원 등이다.
◆ 박성훈 넷마블 대표는 어떤 인물인가?
박 대표는 지난 3월 23일 카카오M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넷마블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베인앤컴퍼니와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 2013년 CJ미래전략실 부사장에 임명됐다. 이후 2016년 카카오 CSO, 로엔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지냈다.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박 대표는 M&A업계에서 '전략과 협상의 귀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 인수합병이나 조직개편을 통해 경험을 풍부하게 쌓았기 때문이다.
박 대표의 성과는 투자 유치 부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는 2016년 12월 콘텐츠 비즈니스 자회사 포도트리의 글로벌 투자회사 앵커에퀴티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250억 원 투자 유치를 성사시키며 콘텐츠 글로벌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는 또 지난해 4월에는 앤트파이낸셜 서비스그룹으로부터 카카오페이에 대한 2억 달러(약 2300억 원) 투자를 유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후 7월에는 카카오 모빌리티 설립을 앞두고 글로벌 투자자 TPG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투자금 5000억 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10억 달러 규모의 해외 투자 유치를 성공시켜 업계 주목을 받았다.
박 대표는 기업 인수 합병 후 시너지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2016년 1월 카카오가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2%를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로엔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로 선임돼 로엔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의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그는 2016년 9월 카카오와 계정 및 카카오페이 연동,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 프로모션, 카카오톡 프로필뮤직 서비스 등을 시행하면서 고객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이후 카카오 계정과 멜론 아이디 연동 정책의 효과가 나면서 멜론의 서비스 유료 가입자도 늘었다. 카카오에서 개발한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 미니'에 멜론을 탑재해 AI 스피커 시장의 돌풍을 이끌기도 했다.
박 대표가 카카오M 취임 이후 실적도 꾸준히 증가했다. 카카오M의 2015년과 2016년,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634억 원, 799억 원, 1027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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