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번꼴로 불타는 BMW, 수입차 업계 입지 뿌리째 흔들리나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BMW 차량 화재 사태가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수입차 업계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국내 시장에서 신규 등록된 수입차 수는 모두 2만518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7628대)과 비교해 16% 늘어난 수치다. 올해 누적 대수 역시 16만627대로 같은 기간 18.3%의 증가율을 보였다.
브랜드별 등록 대수를 살펴보면, 지난 6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메르세데스-벤츠(4715대)와 BMW(3959대), 폭스바겐(1627대) 등 독일 브랜드가 나란히 상위 '톱 3'에 이름을 올렸다. 논란의 중심에 선 BMW의 경우 3188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동기 대비 24.2% 상승률을 보이며, '예상 밖의' 선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세부 모델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BMW의 만년 '효자 모델' 역할을 해왔던 '520d'는 지난달 523대가 판매되며 한 달 새 판매량이 반토막이 났다. 벤츠의 'E 220 d 4MATIC'이 기록한 718대와 비교해도 195대가 모자라다.
수입차 베스트셀링모델 순위에서도 '520d'는 지난 6월 1076대가 판매된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에 이어 963대로 2위에 올랐지만, 지난달에는 상위 '톱 3'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매월 전체 판매량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판매량을 견인해 왔던 '520d'의 부진은 BMW로서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BMW 차량 화재가 정확한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채 지속하고 있다는 데 있다. 완성차 업계와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520d'를 비롯한 BMW 차량 화재사고 건수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모두 80건에 달한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모두 9건의 화재가 발생해 사실상 하루에 한 번꼴로 '불타는' BMW 수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입차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BMW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란 '잿빛 전망'도 적지 않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BMW 사태가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지속한다면, 업계 1위 벤츠와 2위 BMW의 판매량 격차는 연내 두 배 이상 벌어질 수도 있다"며 "여기에 최근 판매를 재개한 폭스바겐아우디는 물론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운 토요타와 혼다, 렉서스 등 일본 브랜드들의 공세까지 더해지면 수입차 시장 판도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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