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경영참여 해당하지 않는 주주권부터 도입"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국민연금기금(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통해 주주권 행사에 나선다. 경영참여는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2018년 제6차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의결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한 기업을 상대로 주주권 행사를 강화해 기업 경영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이다. 집안일을 맡아 보는 집사(steward)처럼 기관들이 고객 재산을 잘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뜻에서 나온 용어다.
국민연금은 우선 자본시장법상 경영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주주권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경영참여 주주권은 제반여건이 구비된 후 이행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이전에라도 기금운용위원회가 의결한 경우에는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기금자산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경영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든 효과적인 수단을 강구하고 이행할 계획이다. 기업명 공개부터 공개서한 발송, 타주주의 주주제안 및 기업에서 상정하는 관련 안건에 대한 의결권행사와 연계, 의결권행사 사전공지 등을 수행한다.
국민연금의 과도한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후 위탁운용사에 의결권행사를 위임하기로 했다. 위임에 따른 위탁운용사의 영업상 이해상충 문제를 해소하고 수탁자 책임의 충실한 이행 차원에서 코드 도입 및 이행 여부에 대해 가점을 부여한다.
투명하고 독립적인 주주활동을 위해 가입자대표 추천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전문위는 의결권·주주권행사, 책임투자 관련 주요 사항에 대해 검토·결정하고, 기금운용본부의 수탁자 책임 활동을 점검하게 된다.
스튜어드십코드는 단계별로 확대 도입된다. 올해 하반기에는 배당정책 수립요구 강화를 위해 비공개 대화 대상 기업을 연간 4~5개에서 8~10개로 늘리고, 필요할 땐 직접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내년부터는 횡령, 배임 등을 중점관리 사안으로 정하고, 해당기업과 비공개 대화를 추진한다. 1년간 비공개 대화를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개선 여지가 없을 경우 수탁자책임 전문위 의결을 거쳐 즉각 기업명 공개, 공개서한 발송, 의결권행사 연계 등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2020년에는 비공개 대화에도 미개선된 기업에 대해 기업명 공개 등 공개 주주활동으로 전환하며, 관련 의결권 안건에 대해 반대할 수 있도록 한다. 기업 측에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요청하는 경우에 대비해 2019년 인력풀 마련 등 준비를 하고, 2020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예상치 못한 기업가치 훼손, 주주권익 침해 이슈 발생 시 비공개대화가 우선 실시된다.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될 경우 즉각 공개 주주활동으로 이행할 방침이다.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국민연금이 기업가치 훼손 우려 기업과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비롯해 다양한 주주권을 적극적이고 투명하게 행사할 수 있게 됐다"며 "기금 수익 제고, 자산가치 보호와 함께 국민연금 주주권행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향상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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